영양제&대수술 필요하지만 주민들‘자포자기’

▲안성구메농촌체험마을회관                                           ⓒ뉴스24

 [뉴스24 = 박우열 기자]죽산면 칠장리 구메농촌체험마을의 숙박시설을 포함한 각종 체험시설들이 체험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수년째 방치되고 있지만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후 한때 전국을 대표하는 농촌체험우수마을로 선정, 거액의 포상금을 받는 등 전국농촌마을의 표본이 됐던 칠장리 구메농촌체험마을이 최근 수년간 체험객을 비롯한 방문객들이 크게 줄어 生死(생사)의 기로에 섰다.

특히 이곳은 10여 년 전, 당시 신축된 숙박시설을 포함한 각종시설들이 관리가 안 돼 흉가와 흉물로 변한지 오래며 마을의 사무(정보화 마을)를 맞고 있는 사무장의 급여(마을 분담금)까지 마을 기금이 없어 수개월째 밀리고 있는 등 대수술이나 수혈이 필요하지만 주민들은 지켜만 볼 뿐 아무런 대책 없이 자포자기 상태다.

▲잡초가 무성한채 흉가로 변해버린 숙박시설                                        ⓒ뉴스24

 칠장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사실상 농촌체험마을은 개점휴업상태며, 법무부와의 1사1촌 자매결연도 해지됐다”면서, “거액의 혈세가 투입된 팜스테이 시설과 숙박 시설 등을 잘 관리해 마을을 활성화 시키려 해도 마을 주민들의 사기마저 땅에 떨어져 별다른 대책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며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농촌체험마을에 체험객이 전혀 없어 마을사무장에 대한 급여(마을분담금, 40만원)까지 수개월씩 밀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마을 활성화를 위해 무엇인가 색다른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마을 주민들마저 외면하고 있어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 본지 기자가 살펴본 마을 사정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관광객이나 체험객들이 지나다니던 마을의 주요 도로변에는 농사도구나 잡동사니들을 쌓아놓고 있어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으며, 산책길도 농기계로 가로막혀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돼 보였다. 또한 마을 구석구석에 불필요한 물건들이 산재해 있는 등 관리가 안 돼 체험마을이라는 단어가 어색해 보였다.

▲마을입구를 지키고 있는 빈 컨테이너                        ⓒ뉴스24   

 안성시 관계자는 “구메마을의 모든 시설들은 당시 문체과와 정보통신과 그리고 농정과 등 여러 부서에서 합동으로 추진한 사업이어서 어느 과에서 책임지고 관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특히 보조금으로 만들어진 시설들은 향후 10년간 마을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규정때문에 시설들에 대한 처분이나 다른 용도로의 사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을 이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마을 활성화 방안을 위한 간담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으나, 모든 것은 마을 주민들의 의지에 달려 있는 만큼 조직개편을 해서라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마을주민들은 이 모든 책임은 마을 이장에게 있다며 마을이장인 P씨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본지와 만난 주민 A씨는“그동안 이장이 마을을 수수방관해 마을이 이지경이 된 것같다” 면서, “마을 이장도 잘 해보려고 무단히 애를 쓰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마을 주민들과의 잦은 불화가 생겨 마을 주민들과의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아무 사업도 추진하지 못하고 방치돼 있는  컨테이너 하우스                       ⓒ뉴스24

 해당마을 이장 P씨는 “마을 활성화를 위해 이장으로서 나름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안 된 건사실이다”면서, “올해 안에 이장직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정리할 예정이며, 차기 이장이 마을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수 십 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구메농촌체험마을은 정보화 마을까지 지정돼 한때 성공한 체험마을로 타 농촌마을에 부러움을 샀지만 마을지도자의 운영미숙과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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