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기도는 5급 승진자 가운데 여성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또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경기도가 이번에 발표한 5급 승진 예정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전체 승진 예정자 71명 가운데 여성은 28명으로 39.4%를 기록했다.

여성 승진 대상자가 거의 없는 공업, 선박, 시설직군을 제외하면 전체 승진예정자 52명 가운데 26명이 여성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공업, 선박 시설직군에서는 19명 가운데 2명이 여성이다. 5급 공무원은 중간 관리직에 해당하는 직급으로 5급 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향후 고위직 여성 공무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사실 여성 고용률 확대와 보직·승진의 기회균등은 절실한 과제이다. 결혼과 육아를 위해 잠시 일의 세계를 떠났던 경력단절 여성(경단녀)들의 일터로의 복귀와 ‘경력 인정’ 등도 요청된다.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다 직장 생활을 통해 경력을 쌓았지만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사회 반전의 동력으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타파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성 평등 정책도 복지, 노동, 인권, 교육, 문화 등 여러 부처와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추진돼야 한다.

남·녀 불평등은 사람들의 행복감을 떨어뜨리고 자살, 우울증, 저출산, 과잉 경쟁, 일중독 등 수많은 사회문제를 파생시킨다.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남자와 여자의 성차별 등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대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 가운데 여성차별, 이른바 성 평등은 고질적 병폐이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저임금 여성 비중은 여전히 한국이 가장 높고, 한국 여성 10명 중 4명은 아직도 저임금 노동 중이라는 통계가 잘 보여주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저임금 여성 노동자 비율은 35.3%다. OECD에서 저임금이란 중위임금의 3분의 2를 받지 못하는 경우다. OECD 평균은 20.01%다.

이번 경기도 인사를 보면서 남·녀 평등을 현실로 보여주는 것을 보고 모든 국민들은 진심으로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성 평등 실현에 적극 앞장서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 지사는 향후 능력 있는 여성공무원들이 공정한 보직과 승진을 보장하고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인사정책을 추진해 도정에 더 많은 여성 공무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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