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희 기자
                                                              ▲강숙희 기자

[경인신문 = 강숙희 기자] 보시란 육바라밀(六波羅密)·십바라밀(十波羅密)·사섭법(四攝法) 등의 제1의 덕목으로서 자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건 없이 주는 것을 말한다. 중생구제를 목표로 하는 이타정신(利他精神)의 극치다. 보시를 행할 때는 베푸는 자(施者)도 받는 자(受者)도, 그리고 베푸는 것(施物)도 모두가 본질적으로 공(空)한 것이므로 이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일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과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가졌다.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한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지사를 비롯해 이순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김장섭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나눔으로 따뜻한 경기도’ ‘코로나19 함께 극복해요’라는 내용의 카드섹션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번 캠페인은 271억8000만원 모금을 목표로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62일간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11월20일부터 1월31일까지 73일간 캠페인을 진행, 331억4700만원을 모금해 달성률 102.7%를 기록했다.

얼마 전 익명의 기부자가 지역 사회를 위해 적잖은 현금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뉴스를 접했다. 인천에서는 11개의 빨간 돼지저금통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되기도 했다. 지역아동센터 소속 어린이들이 여행을 위해 모았던 돈을 기부한 것이다. 온기를 나누는 데는 나이도 성별도 지역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벌써 12월, 대기의 수은주가 곤두박질치며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파 속에 겨우살이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더욱 꽁꽁 얼어붙고 있다. 그나마 위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마음이 넘쳐 나고 있어 삶이 녹록치 못한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전 세계에 팬데믹 '3차 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일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에서부터 손 소독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소외이웃들을 향한 기탁물품들이 이렇게 귀하고 고마울 수가 없다.

우리가 사는 안성지역에서는 수 십 년째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년 쌀을 기부해온 사회지도층 인사가 있는가 하면 지역의 특정 사찰과 각 기관 및 봉사단체들이 연탄과 김장김치를 담가 소외이웃을 위해 기탁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각 마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독거노인, 소외이웃 등에 기탁되는 김장김치나 마스크, 쌀, 연탄 등은 그야말로 ‘행복바이러스’다. 옛날에는 연탄 광에 연탄이 수북이 쌓여있고, 쌀과 김치가 항아리 가득 채워지면 부러울 것이 없었던 기억이 새롭다. 다만 요즘엔 마스크와 소독제가 추가됐다는 것 뿐.

우리가 사는 동안 잃어버려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정신은 어려운 이웃을 향한 도덕적 의무의 실천이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 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로 초기 로마 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 정신에서 비롯된 말이다. 불가에서는 보시(布施)로 통한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이웃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시기다. 매년 겪는 고통스러운 겨울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쳐 모든 사람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럴수록 우리 모두 함께 나눔과 기부에 동참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보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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