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희 기자
                                                          ▲강숙희 기자

[경인신문 = 강숙희 기자]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냉기가 온몸을 파고들고 있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겨울은 취약계층에겐 견디기 힘든 계절이기도 하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기부와 후원이 크게 줄면서 취약계층의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요즘 난방은 도시가스와 기름보일러 등이 주류를 차지하지만 아직도 일부 서민들은 연탄에 의지해 한겨울을 난다. 전국적으로는 10만347가구가 연탄을 땐다. 연탄을 사용하는 전체 가구 중 85%인 8만5천872가구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다. 이들에게 연탄 한 장은 북풍한설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다.

연탄은 겨울 난방연료로 값이 싸고 열량이 좋아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1980년 대 만해도 80%에 육박하던 연탄 사용률은 1990년대 도시가스의 보급으로 사용률이 뚝 떨어지더니 2011년 기준으로 3%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사용률을 보였다. 하지만 연탄은 아직도 누군가의 겨울을 버티게 해주는 요긴하고 중요한 연료임에 틀림없다.

전국에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연탄은행이 30여 곳이 있지만 안타깝게 우리가 사는 안성시에는 연탄은행이 없다. 이웃 충북 청주에 있는 충북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9∼10월까지 도내 연탄 후원 현황은 6천395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천200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연탄은행에서는 연탄을 외상으로 확보한 뒤 우선 시급한 가구에 전달하는 계획도 세웠지만 기부가 얼마나 들어올지 몰라 이마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 한파가 온정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들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여파다. 연탄을 나누기 시작한 22년 역사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탄 후원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연탄을 배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 역시 뚝 끊겼다. 지난해는 전국 각 지역에서 7천800여명이 봉사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3천600여명이 참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기를 꺼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서운 겨울이 눈앞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연탄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에게 연탄 서너 장이면 하루를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연탄 서너 장을 기부할 수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에너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가 나서 이들을 돌봐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연탄 한 장은 희망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서로의 마음속에 따뜻한 불을 지피기 위해 연탄 후원과 봉사에 적극 참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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