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문 박우열 대표
             ▲경인신문 박우열 대표

중국 중남부 지방에 50일 이상 이어진 폭우로 역대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15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대한민국 인구보다 많은 5500만 여 명에 육박하는 이재민이 발생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동서로 길게 늘어선 장마전선이 중부지역을 오르내리며 국지성 폭우를 쏟아내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매년 큰 피해 없이 지나갔던 안성지역도 지난 주말부터 쏟아진 폭우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더구나 500mm가 넘는 누적 강수량을 기록한 일죽면과 죽산면 등 동 안성지역에는 예기치 못한 산사태까지 일어나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이번 폭우로 안성시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산사태만도 40여 건. 주택도 50여 채가 침수됐거나 부서져 100명이 넘는 수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장비와 자원봉사자들이 적극 참여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죽산면과 일죽면은 시가지 일부가 물에 잠기며, 주택들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가재도구들이 침수피해를 입는 등 마을은 아수라장이 됐다. 하지만 이번 침수피해의 원인이 인재였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침수된 지역은 안성시에서 지난해 침수에 대비해 배수시설을 설치한 곳이다.

지난해 설치된 배수시설은 이번 폭우에 유명무실했다. 공사 당시에도 마을 주민들은 배수관 규격이 너무 작아 제구실을 못할 것이라며 지적했지만 공사는 강행됐다. 침수피해를 입은 2일 아침에 배수펌프를 작동시켰지만 작동이 안됐다. 피해가 발생한지 4시간 후인 오전 11시경에야 업체를 통해 가동됐다.

이 모든 긴박한 과정에서 주민들과 관의 소통은 없었다. 배수장도 커다란 자물통으로 잠겨있었다. 배수장 열쇄를 누가 보관하는지 아는 주민은 없었다. 해당 면이나 안성시로 전화를 수 십 차례 걸었지만 대답은 기다려 달라는 상투적인 답변 뿐 이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피해라고는 하지만 이미 TV나 각종 매체를 통해 폭우가 예측됐는데도 당시 안성시는 아무리 휴일이라 해도 비상 대기나 상황실조차 마련되지 않았으며, 날이 밝고 뉴스를 통해 피해의 심각성이 전해지자 그때서야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말로만 하는 정치, 보여주기 식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 한 마을에 배수펌프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안성시는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소는 잃었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산사태 위험지역 특별 관리와 상습침수지역 D/B구축, 산불, 지진, 대형 화재 등 재난재해에 대비한 철저한 재난분석시스템 도입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마을 배수펌프장에 배수 용량을 크게 확장하고 관리 시스템을 현실성 있는 체계로 바꿔야 하며, 배수펌프 자동화 시설 구축, 배수펌프장 관리 철저 등으로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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