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우선 협상 부지로 낙점, 총 5400억원 투입 예정

[경인신문 박지일 기자]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의 우선협상부지로 세종특별자치시가 선정됐다. 네이버는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 자문 및 경영진과 실무진의 의견, 당사 경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세종시가 제안한 부지를 우선 협상 부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부터 강원도 춘천에 운영 중인 제1데이터센터 ‘각’에 이어, 현재 급성장 중인 국내 클라우드 컴퓨터 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제2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해왔다. 데이터센터는 IT 기반의 각종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설로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기술 등을 실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종의 서버 공간이다.

 

▲    제1데이터센터 ‘각' (사진제공-네이버) © 경인신문

 

네이버는 당초 용인 기흥구 공세동에 제2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이 전자파 발생 우려 등의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며 건립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센터 유치를 위한 러브콜이 쏟아졌고 이에 네이버는 센터 선정을 공모 방식으로 변경했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 세종(2곳), 경북 구미, 경북 김천, 대구, 대전, 부산, 충북 음성, 경기 평택(2곳) 등 총 10곳을 후보 부지로 선정하고, 이후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이번에 최종 후보지를 결정했다. 최초 154개의 의향서로 시작해 118개에 달하는 지자체와 기업이 유치 신청서를 냈고, 총 96개의 제안서가 인입됐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LH세종본부를 비롯해 민간까지 참여하는 TF팀을 구성, 데이터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세종시 출범 이래 가장 큰 민간 투자를 유치한 셈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은 세종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인근으로, 기업 입지 여건이 타지역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다.

 

시 입장에서는 축배를 들 수 있는 호재이지만 용인시에서도 주민 반발로 사업 직전에 무산된 사업인 만큼 앞으로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세종시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갈리며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용인시는 성남 분당의 네이버 본사와 가깝다는 이점으로 공세동 이외의 다른 부지를 협상 부지로 제안했으나 최종 탈락했다.

 

네이버는 디자인을 결정할 설계안을 국내·외 건축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 일반 공모 형태로 진행 중이다. 공모에 참여한 팀 중 10개 팀을 고르고, 이들 중 5개 팀에 마스터플랜을 맡겨 최종 설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체 설계비는 81억 원, 최종 결과는 12월 9일에 발표한다. 제1데이터센터는 축구장 7개 크기인 5만5천여㎡ 부지에 1500억 원을 투자하고,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디자인해 건축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2의 데이터센터 건립에는 10만㎡ 이상의 부지에 총사업비 54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첫 번째 데이터센터에 비해 사업비는 3.6배, 면적은 2배 이상 큰 규모다. 세종시와의 협상을 통해 최종 계약에 성공하면 2020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2~2023년 사이 사용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추후 5G,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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