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문=최철호 기자]지난 7일, 용인특례시의회가 지난달 있었던 말레이시아 해외연수 입국 당시 60여 병의 주류를 반입하다 적발돼 큰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윤원균 의장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선출직 공직자로서 변명의 여지없이 매우 부주의한 행동이었다”며 “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실망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성명서 발표를 이어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그간 문제가 되어 왔던 의회의 국내외 연수 활동과 의원연구단체 활동 등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문제점을 점검하고 효율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성명서 발표를 마쳤다.

여기까진 흔히 있는 사과 성명문 발표다.

문제는 성명문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벌어졌다.
‘정말 선물용이나’는 기자의 질문에 황재욱 의원은 “코타키나발루에 대한 음주 문화를 잘 몰랐다”며 “선물용은 아니고 저녁에 의원단체끼리 모여서 술 한잔 하려고 가져간 용도”라고 답변했다.

현지 영사관 관계자들에게 전할 선물 용도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다른 의원의 말과 명백하게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선물용이라는 말도 핑계에 불과하다. 선물용이면 한곳에 모아서 정식 세관을 거치는 것이 훨씬 수월했을텐데 굳이 왜 각자의 여행가방에 조금씩 나누어 넣어서 ‘몰래’라는 수식어가 붙게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코타키나발루는 자매결연을 맺은 자매도시다.
자매도시를 찾는데 그 도시의 음주 문화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 안될 뿐더러 선물용이라는 다른 의원의 말과는 다른 의원단체끼리 모여서 술 한잔 하려고 했다는 터무니 없는 답변을 했다.

이 연구단체는 올해 초부터 국내외 출장을 3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3차례 출장이 모두 취소되며 7백만원이 넘는 위약금을 지불하는 등 유독 해외연수에서 잡음이 많았다.

또 올해 시의원들의 공무국외 출장은 모두 특정 여행사와 계약해 진행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의 여지를 주고 있다.
올해에만 총 4건의 시의원 공무국외여행 주관여행사가 모두 한 업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 관계자는 “의원 개개인이 여행사와 계약하는 형식”이라며 “별도로 여행사를 선정해 계약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는데, 다시말해 시의원들이 특정업체에 5건의 계약을 모두 몰아준 셈이라는 말이다.

앞으로 시의원들은 집행부에 대한 행정감사 등에서 수의계약 건에 대해 지적하기 쉽지 않아보인다.
본인이 본인에게 지적하는 것과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이 모든 해외연수는 시민의 혈세로 이루어 진다.

이같은 사건이 전국적으로 밝혀지자 시민들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해외연수를 아예 폐지하던지, 정 가야겠으면 자비로 충당하라”며 비판하고 있다.

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하는 일꾼이다.
본 기자가 프레임을 씌운 것이 아니고 의원들이 후보시절 했던 말들 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바로 ‘시민을 대표하는 참 일꾼’이다.

그렇게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가 결성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본분을 망각한 지방의원들의 잘못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성난 지역민심을 방치한 채 조용히 넘어간다면 6개월 여 남은 내년 총선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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