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사회복지협의회의 푸드뱅크 일을 체험하며..

▲ 안성푸드뱅크 임종한 군 ⓒ경인신문
올 1월 나는 안성시사회복지협의회에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일을 하러 갔었다.

“기껏해야 사무보조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갔지만 사회복지협의회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푸드뱅크가 인상 깊었다.

푸드뱅크는 독거노인 기초 수급자, 장애인, 차상위 계층 등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힘든 분들을 위해 식료품, 생필품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취지의 복지 사업을 하는지도 몰랐었다.

나는 푸드뱅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첫 주에 주로 한 일은 집안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재가 배달이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멀리 사는 형편이 어려운 분을 직접 방문해 쌀과 식료품을 나누어 주는 일을 했다.

대부분 시 외곽에 사는 분이 많고 여러 동네로 다녀야 하고 집에 안 계시는 분도 있고 주소가 잘못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배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식료품을 가져다 드리면 반갑게 맞아주시고, 계속해서 감사하다고 하는 분들이 계셔서 힘든 것도 잊었었다.

또 한편으로, 나는 단지 배달하는 것뿐인데 고마움을 표시하시는 어르신 앞에서 부끄럽기도 했다.

그리고 재가 배달을 하니 그분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고 정말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재가 배달을 할 필요가 없는 곳에는 연락을 취해 푸드뱅크에 직접 방문하도록 해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을 나누어 드린다.

이 일도 애로사항이 있었다. 연락을 드리면 다른 일이 있어 제 시간에 못 오시는 분이 있어, 밖에서 올 때까지 한 시간에서 오래 걸릴 때는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밖에서 추위를 견뎌야했고 물품들을 직접 차에 실어 드려야했기 때문에 힘이 들었지만 가시면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괜스레 뿌듯하고 기뻤다. 이것이 보람속의 행복인가 보다 느꼈다.

이런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나누어 드릴 식료품이 많이 필요한데,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기부식품을 받으러 가는 일도 했는데, 일을 시작하고 처음 간 곳은 고양시에 있는 ‘하늘처럼’ 이라는 회사, 거기서 빼빼로 박스를 한차 실고 오는데 마음이 꽉 찬 느낌이었으며, 이렇게 많은 양을 기부해 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받아서 더욱 뿌듯했다.

농산물을 기부해 주시는 분도 있었다. 서운식품 같은 경우에는 콩나물을 기부해줬는데 콩나물은 비닐봉지에 일일이 담아 차에 실고 오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갔지만 힘들게 농사지은 것을 어려운 분들을 위해 나누어 주는 마음에 감사했다.

머쉬하트에서는 버섯을 받아왔는데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나눔의 정은 크게 느껴졌었다.

전남 지방에서 올라온 배추 삼 천 포기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1월 12일 아침에 올라온 배추를 오전에 나누어 주느라 협의회 직원들과 방범대 대장께서 애쓰셨다. 많은 양을 내리고 싣느라 직원 모두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보람이 더 컸다.

송탄푸드뱅크에서는 신발 130켤레를 안성 푸드뱅크에 주어 감사하게 잘 받아왔다.

송탄 푸드뱅크에는 자체 매장이 있는데 안성에는 이동 푸드 마켓뿐이 없기 때문에 안성에도 상설 푸드마켓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3주간 일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내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고 조금이나마 일손을 보탤 수 있어 뜻 깊었다.

앞으로 안성시의 복지를 위해서 안성시뿐 아니라 시민, 기업 모두가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 도움이라도 줘야한다 다짐하며 3주간의 시간에 a(알파)를 배우고 있다.

끝으로 안성시사회복지협의회 직원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안성푸드뱅크  임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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