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능선에서도 죽산사랑…죽현(竹峴)윤민용 선생 회고록 출판
지난16일 동안성복지센터에서 출판 기념회 열어

                                                                        ▲저자 윤민용 선생과 부인
                                                                        ▲저자 윤민용 선생과 부인

[ 경인신문= 박우열 기자] “내 나이 80대 후반에 접어들어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이즈음 지나온 세월을 돌아 보았습니다. 세계 인류의 격동기였으며, 우리민족 근대사의 최대 수난기였던 35년 일제 강점기와 8.15해방, 참혹한 6.25전쟁, 4.19혁명, 그리고 5.16군사정변 등을 겪으며 절망과 고난 속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비약적인 발전을 할 때 그 대열의 일환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을 거쳐 현재 세계 10위권 내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는 조국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前(전)동안성노인대학장과 칠장사 문화관광해설사로 잘 알려진 죽현(竹峴)윤민용 선생의 회고록 [내가 걸어온 길]에서 남긴 말이다.

                                                                ▲윤민용 선생의 회고록 '내가걸어온길'
                                                                ▲윤민용 선생의 회고록 '내가걸어온길'

죽현(竹峴)윤민용 선생의 회고록 출판 기념행사가 지난 16일 동안성복지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윤민용 선생의 가족은 물론,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전·현직 죽산면장, 죽산상고 전·현직 총동문회장, 죽산면 기관사회단체장들과 원근각지에서 회고록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지인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죽현(竹峴)윤민용 선생은 1936년 당시 이죽면(죽산면) 장원리에서 4남 4녀의 셋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선생은 가난으로 수차례 학업중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6년 동안 신문배달을 하며 죽산중학교와 죽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선생은 장학생으로 경희대학교에 입학했으며 경희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62년 공무원을 시작으로 타워호텔 총무부장, 한국화학장치주식회사 전무이사를 역임하면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 책임을 다했다.

                                                                             ▲윤민용 선생과 가족들 
                                                                             ▲윤민용 선생과 가족들 

선생은 은퇴후 고향인 죽산으로 돌아와 문화관광해설사가 최초로 양성된 2002년부터 2020년 퇴임시까지 18년간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며 고향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또 경기향토문화연구위원과 동안성노인대학장, 죽산면자치위원장, (사)대한노인회안성시지회 부회장, 죽주문화보존회장 등을 역임하며 안성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등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특히 선생은 고향인 죽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품고 평생을 살아왔고, 매일매일 알차고 보람 있게  즐겁고 멋진 인생 2막의 삶을 살고 있다.

선생은 이날 출판기념식에서 “타지생활을 하면서도 내 고향 안성과 죽산을 단 한번이라도 잊은 적이 없으며, 30여명이나 되는 모교 출신 후배들의 취직을 도왔고, 30년간 모교에 장학금 기증과 운동장 단상제작, 고향 후배들을 위한 주례를 50여회 맡은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회고했다.

그러면서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평생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죄송하고 고마울 뿐”이라며 “결혼식 날 신부의 손에 끼워줄 반지를 장만하지 못해 지인의 부인반지를 빌려다 끼워주고 며칠 후 신부에게 사실을 털어 놓고 그 반지를 다시 돌려준 일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미어질 것 같다”며 평생 곁을 지켜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출판기념회장에 100여명의 지인들이 함게했다. 
                                                      ▲출판기념회장에 100여명의 지인들이 함게했다.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은 “인간의 삶은 당대에만 끝나지 않기에 눈앞의 자그마한 이익만 볼 것이 아니라 고향을 지키고 고향의 미래를 걱정하며 말하고 행동해야 함을 윤민용 선생이 회고록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며 회고록의 뜻을 해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죽산에 윤민용 선생 같은 분이 계서서 무척 고맙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본받고 배울 게 너무 많은 분으로 앞으로도 죽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일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며 윤민용 선생의 활약을 기대했다.

김경태 죽산면장은 “윤민용 선생이 우리 지역에 남긴 업적은 말로 표현하기가 송구스러울 정도”라면서,“선생의 고향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우리 모두가 본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용 선생은 회고록에서 자신의 삶이 파란만장한 삶이라 표현했다. 선생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이란 폭풍과도 같은 시절을 살아야 했다. 그렇지만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나에게 주어진 작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삶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기록했다.

                                                                 ▲윤민용 선생 부부와 지인들 
                                                                 ▲윤민용 선생 부부와 지인들 

그렇게 살다보니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을 증명이라고 하듯 어둠속에서 길이 보였다고 한다. 선생은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시련과 고난에 맞닥드리게 된다. 그 고통스러운 순간들은 삶이라는 여정에서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누구도 피해갈수는 없다.”며 회고록을 통해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갖은 고생을 하며 내가 깨친 것이 있다면 고생을 겪더라도 늘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내가 희망을 가지지 않았다면 고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도를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내 처지를 비관하고 현실에 순응하고 말았을지 모른다.”며 녹록치 못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왔음을 회고했다.

또한 선생은 “고난에서 벗어나는 것도 내 몫이며 기회를 개척하고 손에 쥐는 것도 내 몫이다. 어느 날 불쑥 힘든 일이 찾아올 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며 용기를 잃지 않았던 지난날을 기억했다.

윤민용 선생은 “이제 나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향토사학자의 소명을 다할 것이다. 고향은 나의 정신적 지주이고 내 삶의 원천이다. 죽산면 봉업사지를 국가사적으로 승격시키고 문화재 보고인 죽산을 역사문화 관광지로 만드는 일에 여생을 바치고자 한다. 나의 향토사학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길이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이다.”라며 아직 할 일이 남았음을 시사했다.

                                                         ▲ 김경태 죽산면장을 비롯한 지인들 
                                                         ▲ 김경태 죽산면장을 비롯한 지인들 

이 같은 선생의 열정을 인정받아 수차례 경기도지사 표창과 국회의원 표창을 수상했으며, 다수의 안성시장상 수상, 도의원 표창 수상, 안성문화원장상 수상, 연안김씨대종회장 감사패 수상, 대한불교조계종 칠장사 주지 감사패 수상, 지역언론사 감사패 수상, 진천송씨대종회장 감사패 수상, 고령박씨대종회장 감사패 수상, ()대한노인회경기도연합회장 표창수상 등 많은 수상경력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발행된 회고록은 1부 가난을 딛고 일어서다. 2부 고향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다. 3부 나의 삶, 나의 길이라는 테마로 기록됐으며 저자의 의견에 따라 약 90여 페이지로 제작돼 이날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배포 됐다.
 
살 속까지 안성人, 뼈 속까지 죽산人 죽현(竹峴) 윤민용(尹民鎔)선생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언제나 함께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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