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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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신문 = 박우열 기자] 제8대 안성시의회가 출범하기도 전에 원구성을 놓고 밥그릇싸움에 연일 시끄럽다. 지역을 대표해 일할 일꾼들을 뽑은 줄 알았더니 싸움꾼들을 뽑은 것 같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안성시의원 당선인들이 안성시의회 원구성을 두고 국민의힘의 횡포를 규탄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의 명분도 없는 횡포 앞에서는 제대로 된 업무수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만약 대화가 안 된다면 모든 일정에 대한 불참과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기초의회는 지역민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지역 내의 민원과 현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해결해야 하는 대의기구다. 하지만 제8대 안성시의회 당선인들은 기초의원의 기본 책무를 몸에 익히기도 전에 대립이라는 악폐를 답습하고 있다.

여야 간 자리다툼하는 볼썽사나운 꼴을 보이고 있는 것도 모자라 민주당 소속 당선인들은 우리는 싸우고 있고 앞으로도 싸워갈 것을 천명하는 보도 자료를 보내왔다. 본지는 보내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30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활동하는 국회도 툭하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고 고성이 오가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그때마다 국민들은 손가락질하며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며 각자 한마디씩 한다. 기초의회도 똑 같다. 기초의회에서도 지역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당정치에 무게를 두고 여야 간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기초의회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왜 옳은지 이해가 간다.

기초의회는 민주적으로 의정을 운영해 자신들의 가치와 위상을 높여야 하며,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행정과 예산을 철저히 감시하는 본연의 활동과 지역주민을 위한 성실한 의정활동을 통해 지방분권의 당위성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시작도 하지 않은 제8대 안성시의회가 벌써부터 자리 나눠먹기나 하는 의회, 싸움질만 하는 의회, 의원으로서의 위상과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의회, 기초의회의 본분과 책무성을 저버리는 의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초의회의 가치와 존립근거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국민의힘에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 행위를 당장 중지할 것을 요청하며,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회 개원식과 임시회를 비롯해 일체의 일정에 불참하고 무기한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참 무책임한 발언이다. 물론 시민들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해왔지만 일정 불참과 장외 투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양보할 만큼 양보했는데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어찌됐든 제8대 안성시의회출범에 시민들은 새로운 모습과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출발 전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은 여야 모두에게 이득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야는 7월 1일 이전에 원구성 협상에 나설 전망이지만 순탄치 않을 경우 관련 조례 등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선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기명 투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투표로 결정되는데, 국민의힘 측이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 까지 모두 가져갈 수도 있는 상황도 배재할 수 없어 상황이 더 악화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7대 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이 5명, 국민의힘 소속의원이 3명이었지만 제8대 안성시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이 3명,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5명으로 정 반대의 상황이 됐다. 다수와 소수가 무엇이 중요한가. 어차피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의원으로서 空(공)적인 마음가짐으로 4년간의 계약직을 유지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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