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열기자   ⓒnews24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개를 물면 그것은 뉴스다."

레오 로스텐(Leo Rosten)이라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의 유명한 말이다.

기자란 사회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국내에는 인터넷 언론사와 지방일간지, 지역신문 등이 난립하며 기자의 전문성과 기사의 질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기자의 채용 기준이 어떤지를 의심하며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직업'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중앙일간지나 대형지방지를 제외하고는 일반신문사의 기자 자격을 보면 학력이나 경력, 혹은 나이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전과자들도 버젓이 기자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일부 지방일간지에서는 기자를 채용하며 교육이나 일정기간의 연수도 없이 바로 사령을 낸다. 사주나 편집국장의 면접 후 “몇 일자로 사령 낼 테니 그리 아세요”하면 기자가 된다. 기자하기 꽤 쉽다.

필자가 기자에 입문하던 시절에는 3년을 꼬박 수습기자생활을 했다. 교육과 시험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6회를 받았다. 교육이나 연수에 한번이라고 빠지면 시험을 보고 합격선에 들어도 일정점수를 감점 당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빠짐없이 열심히 교육을 받았다.

요즘 기자에 입문한 초보기자들은 하루나 이틀 만에 기자가 되다보니 기본이 없다. 그러다 보니 결과도 엉망이다. 어깨가 굳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동네방네 사사건건 온갖 참견은 다하고 다닌다. 마치 미친개가 날뛰듯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다. 기사는 초등학생 수준이지만 소설은 잘 쓴다.

이런 구조로는 경험이 축적되어 발전을 이루기가 힘들고 구태의연한 방식이 무한 반복되어 기자의 수준, 기사의 질에 발전이 없게 된다. 또한 회사도 자질 미달, 혹은 자질이 결여된 기자들을 쉽게 내칠 수 없게 만든다. 가뜩이나 사람도 모자라고 언제 신입 기자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자질을 문제 삼아 자르다 보면 당장 회사의 손실이 오기 때문이다.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신문의 기자생활은 더욱 힘들다. 특히 고발성 기사를 쓸 경우 당사자들로부터 협박받는 일도 많고 심한 욕설은 물론 테러위협까지 받고 있다. 원래 기자라는 직업이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직업이지만 수입도 적으면서 쉬는 날도 없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든 일이다.

또, 기자란 트라우마 전이에 노출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온갖 더럽고 끔찍하고 험하고 악덕한 부분을 보고 듣고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취재원에게 감정이입은 금기다. 물론 본인의 기자철학에 따라서 펜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중립적, 객관적입장이 대부분 기자들의 철칙이다. 하지만 이 같은 철칙도 모르는 기자도 있다. 유명한 광고 제작자 이제석 씨는 "언론이 세상의 부조리를 바로잡기 이전에 스스로는 과연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를 먼저 묻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기자에 대한 윤리의식을 강조했다.

사실 기자들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상식은 갖췄을지 몰라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이런 문제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기자 자신들의 스팩을 쌓는 일에 투자를 멈춰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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