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피해자 가족들도 면장 면담, 이장해임 요구

 ▲안성시 장애인인권센터 회원들이 죽산면에서  장애인 폭행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뉴스24

 [뉴스24 = 박우열 기자] 현직 마을이장과 이장의 친형이 마을 주민인 중증장애인과 노인회장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일(19일)오후 3시 안성시장애인인권센터(소장 정토근)회원 및 관계자들이 죽산면(면장 조현광)을 방문해 ‘장애인들이 폭력 없는 사회에서 안전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인권센터 회원들은 최근 죽산면 칠장리에 사는 김 모(61 신체장애 2급)씨가 마을 이장과의 다툼 끝에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본지의 신문기사와 마을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이날 회원들과 함께 사실 확인을 위해 죽산면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정토근 센터장은 “사건의 발단이 중요한 게 아니고 우선 마을지도자인 이장이 마을 주민을, 그것도 몸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을 밀치고 때렸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더구나 폭행당한 장애인을 방치하고 병원으로의 후송까지 방해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인권센터 회원들이 죽산면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24

 그러면서 “주민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후송돼 입원해 있는 피해자에게 찾아가 보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는 이장의 뻔뻔한 모습 때문에 안성시 관내 모든 장애인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소장은 “한 마을에서 두 사람이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에 있지만 이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면장이 피해자들에게 전화 한 통 안한 것은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유감” 이라면서, “피해자들은 계속 마을에 살아야 하지만 이장이 있는 한 심적인 안정을 찾지 못해 불안에 떨고 있으니 이장을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폭력에 노출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안성시장애인인권센터는 관내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하며 살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들이 면장실에서 폭력이장을 즉각 해임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스24

 비슷한 시간에 피해자의 가족 20여명은 면사무소를 찾아와 “면장이 개인정보를 유출해 사건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면장 나와!”라고 소리치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또 가족들은 면장을 만난 자리에서 “장애인을 폭행한 이장을 즉각 해임하지 않으면 오늘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면서, “면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이장해임을 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 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김 씨의 친 동생인 A씨는 “마을의 이장이면 모든 주민들을 아우르고 보살펴야 하지만 툭하면 욕하고 때리는 이장을 더 이상 보고 있지만 않겠다”면서, “면에서 적절한 행동을 취해 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상급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죽산면 관계자는 “피해자 가족들의 항의나 장애인 인권센터의 주장을 충분히 받아들여 처리할 계획이지만 이장 선거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직권해임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면서 “오는 23일 대동계일을 맞아 이장선거도 함께 치러질 예정이어서 새로운 이장이 선출되면 장애인 피해자를 잘 보호하고 보살필 수 있도록 철저히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이 면장에게 큰소리로 항의하고 있다.                               ⓒ뉴스24

 이날 죽산면사무소 입구에서는 장애인인권센터 회원들과 피해자 가족들이 “중증장애인·노인회장 보복폭행 이장 박00형제 즉각 직권해임 구속 수사하라”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한편, 마을 이장과 이장의 친형에게 폭행당한 중증장애인 김 씨와 노인회장 박 씨는 평택과 안성의 모 병원에서 각각 입원치료중이다.

▲이장 구속수사와 해임을 요구하는  현수막 시위도 이어졌다.                       ⓒ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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