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문 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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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24 = 강숙희 기자] 일 년 중 가장 행사가 많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가고 있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기념일이 이어짐에 따라 지출폭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념일들이 언제부터 부담스러운 날이 되어버린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감사함을 담아 꽃 한 송이, 편지 한 장으로 마음을 전했던 우리세대의 5월은 축제와도 같은 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5월은 한숨부터 나오는 달이다. 직장인 월급에서 한 달 경조사비로 5~60만원 넘는 금액이 지출된다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며, 큰 부담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각종 생활물가 인상이 가정의 달 5월을 옥죄고 있다. 지난1일부터 서민층들이 즐겨 마시는 참이슬 소주가격이 6.45% 인상되며 경쟁사 주류가격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는가 하면, 식음료 가격은 진작부터 줄줄이 올라 서민들의 삶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챙겨야하는 젊은 층들의 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 개미허리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물가통계가 어떻든 서민층들은 물가인상에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1년 전보다 0.8% 인상에 그쳤다는 통계는 현실감이 뚝 떨어진다. 정부기관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가 너무 크다.

휘발유 가격은 10주 연속 상승해 연중 최고치다. 식품 및 외식 가격 인상은 이달 들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해야 한다. 유가의 연이은 인상이 전체 물가상승을 견인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석유제품을 필두로 공업제품, 교통 물가가 오를 여건이 조성돼 있다. 국민 먹거리인 삼겹살은 계절적 특수성을 띠며 이달 들어 10% 안팎 뛰었다.

그렇잖아도 서민들의 삶에 무관심하던 국회는 패스트트랙 이후 민생과 더 멀어졌다. 고추장과 된장 값이 얼마나 오르거나 안중에도 없다. 더구나 요식업과 식·음료업들의 원가 상승률이 정말 심상찮다. 과거 정부 같으면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시늉이라도 했을 것인데 오히려 나아지고 있다고 호들갑이다. 진짜 이상한 정부다.

한 예로 우리나라 경제의 주축인 30~40대 취업자는 25만 명이나 줄었고, 가정경제를 책임져야하는 40대 취업자는 약 17만 명 줄어 27년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음에도, 정부는 되려 한 달 몇 십만 원 월급 받는 속칭 '노인 알바'로 고용통계수치를 부풀려, 일 년 전보다 증가했다고 자랑 질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세금으로 가짜 일자리 만드는 것이고, 통계청의 고용 현황 발표도 실제 일자리 상황이 아니라 국민 눈속임용 숫자 공개라는 사실을 알면 가정의 달인 5월을 맞는 서민들은 더욱 슬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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