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200만 명에 재택 치료 50만 명 안팎,  확진자 “자가격리 언제까지인지 몰라”

[ 기자수첩= 박우진 기자] 연일 최다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우는 코로나 19에도 지난 23일 0시 기준 확진자가 7만 명 이상 폭증하며 17명만 명대를 돌파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 정점기가 예고보다 빨리 시작된 것이다.

대 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만 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재택 치료자가 급증하면서 곳곳에서는 환자 관리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동선 추적부터 자가격리까지 개개인에게 맡기다 보니 사실상 정부 통제를 벗어난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재택 치료자 수도 50만 명 안팎을 보이는 가운데 다음 달에는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재택 치료자가 늘면서 정부는 확진자를 집중 치료군과 일반 치료군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특히 일반 치료군의 경우,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스스로 정부 기관이나 의료기관에 전화해서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틀 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용인시에 사는 이 모(29) 씨는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별문제가 없었는데 이후에 점점 두통이 있는 것 같아서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어려웠다”라며 “결국 전화 통화를 했지만 답답해서 다시 전화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확진자는 사실상 방치에 가깝다고 재택 치료에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수원시에 사는 박 모(39:주부) 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며 “언제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증상이 악화할 수도 있는데 사실상 방치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재택 치료자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셀프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지난 19일에는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집에서 자가격리를 이어가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다른 곳으로 격리해 있던 가족들은 해당 남성과 연락이 닿지 않자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남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2일 수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생후 7개월 된 영아가 숨지면서 신생아 감염병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는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중단했다. 사실상 확진자 격리 이탈에 대한 관리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책임이 요구된다”라며 “다만 격리 장소를 이탈할 경우 법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정부가 할 일은 재택 치료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방역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한편 치안·소방 등 사회 필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당국은 이날 5~11세용 백신의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 3명 중 1명을 차지하는 20세 미만에 대한 백신 접종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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