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규 기쁜소식용인교회 목사
박충규 목사

[경인신문=김신근 기자] 내 마음이라면 내 뜻대로 일정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마음에서 어떤 힘이 내 뜻과 다른 방향으로 나를 끌고 갑니다. 사람들이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을 때 그것을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면 모르지만, 정확히 살펴보면 내 마음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 게임을 잠깐 하다가 그만하려고 했는데, 그칠 수가 없습니다.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하는데 안 됩니다.

한 여학생과 상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으로, 얼굴도 예뻤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게임에 완전히 빠져 있었습니다. 한번은 37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게임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이해가 안 갑니다. 37시간 동안 잠도 안 자냐? 밥도 안 먹냐?' 그렇게 게임을 하다 보니 6개월 동안 학교에도 가지 않은 겁니다. 아침에 가방 들고 학교에 가는 척하고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나와서는 바로 게임방으로 갔습니다. 거기에서 하루종일 게임을 하고, 저녁에 학교에 다녀온 척하고 집에 들어가는 겁니다.

6개월 동안 그렇게 살았으니, 학교생활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러면 안 돼! 이러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학교에 가야 돼. 가야 돼!‘ 얼마나 결심했는지 모릅니다. '오늘은 꼭 학교에 가야 돼!'하고 아침에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하지만 두 정류장을 가지 못해서 내립니다. 다시 게임방으로 가는 겁니다.

이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음의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자신의 뜻이 있습니다. 그 뜻이 전부면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마음이 일정하게 흘러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자신이 원치않는 방향으로 끌려갑니다. 컴퓨터 게임을 그만두려는 마음보다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러면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이러면 안 돼, 큰일 나!' 하면서 강한 쪽으로 끌려가는 것입니다.

힘에는 법칙이 있습니다. 강한 쪽이 약한 쪽을 끌면 약한 쪽은 끌려가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500마력짜리 자동차와 100마력짜리 자동차의 뒤쪽을 체인으로 묶은 후 각기 앞으로 전진하면 500마력 자동차가 가는 쪽으로 100마력 자동차가 끌려갑니다. 그것처럼 우리가 어느 부분에서 지는 것은 각오나 결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떤 강한 힘이 우리 마음 안에서 우리를 끌고 가기 때문에 끌려가는 것입니다. 이때 분명히 자신의 마음이 아닌 어떤 힘이 자신의 뜻과 다른 쪽으로 끌고 가는데,그 힘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니까 사람들이 대부분 그것이 자기 마음이라고 속습니다. 만약 그 강한 힘이 우리에게 “너, 이쪽으로 가!”하고 명령했다면, 그것이 내 마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쁜 일을 했을 때 '내가 왜 이렇게 못됐을까?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부모님에게 반항했을까?'하고 후회합니다. 본심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했다면, 그것은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교를 졸업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기에 컴퓨터 게임을 조금 하다 그만두고 싶은데, 게임만 하고 있다면 그것은 어떤 마음이 우리를 끌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의 세계를 알면 삶이 굉장히 달라지고 좋아집니다.

(기쁜소식용인교회 박충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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