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 박성진 지사장

▲박성진 안성지사장   ⓒ뉴스24
5월의 비는 점점 짙어지는 녹음을 더욱 푸르게 하고 물꼬에 물이 넘실거리게 하여 농민들을 모내기 준비로 바빠지게 한다.

하지만 2017년 5월은 극심한 가뭄으로 본격적인 모내기에 나서야 할 농가를 애태우며 발만 동동거리게 하지만 햇빛만은 찬란하고 속마음은 우울한 5월이 되고 있다.

올해 안성시 평균 강수량은 112㎜로 평년강우량 224㎜의 50%에 그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20%로 예년 61%보다 현저히 낮다. 특히 마둔저수지의 저수율은 고작 7.8%, 금광저수지 저수율은 8.5%로 매우 저조한 상태로 용수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연평균 누적 강수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5년 전국단위의 연도별 누적 강수량 현황은 ▲2011년 2만5천864㎜ ▲2012년 2만5천105㎜ ▲2013년 1만8천519㎜ ▲2014년 1만8천626㎜ ▲2015년 1만5천516㎜ 등으로 감소했다.

누적 강수량의 감소는 가뭄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상시화 될 가능성이 있고, 당장 가뭄이 심각하지 않은 지역도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학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태풍이나 집중호우, 쓰나미가 아니라, 은밀하고 완만하게 닥치는 가뭄이다.

역사를 보면 가뭄은 대기근을 가져오면서 찬란했던 고대문명을 수도 없이 몰락시켰다. 인류문명의 기원이라고 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멸망시킨 것도 가뭄이었다. 중남미 지역의 찬란한 마야 문명도 가뭄의 희생양이다. 이집트 문명도, 인더스 문명도, 앙코르 문명도 다 가뭄으로 인해 종말을 고했다.

어떤 기상현상으로도 문명이 멸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뭄은 다르다. 그만큼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가뭄이 지속될 때마다 농민과 관계기관과의 협조체제 구축이 절실하다고 하고, 관정을 뚫고 양수 및 응급복구에 필요한 장비를 지급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강수량의 자연 감소는 인위적인 물 관리 대책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말해준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국내 연간 수자원 총량 1,323억 톤 가운데 바다로 유실되는 양이 29%인 388억톤에 달하는 등 실제 이용하는 수자원은 28%인 372억 톤에 불과하다. 이 수치대로라면 자연적인 강수량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버려지는 물의 재활용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수자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감소와 가뭄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류지천 등 지역별 소하천에서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하는 등 수자원 공급원을 다양화해야 하며, 노후 수도관으로 인해 땅속으로 새나가는 등 물 공급과정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물절약을 위한 시민들의 생활화도 필요하다.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에서는 경기도 최대 가뭄지역인 안성지역의 안정적 용수확보를 위하여 평택호에서 금광·마둔까지 양수(25km)하는 임시양수장 설치사업(70억 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한 항구대책사업으로 평택호에서 금광·마둔까지 송수관로를 설치하는 “평택~금마 농업용수이용체계개편사업(500억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완공되면 안성권역 금광·마둔 수혜면적2,435ha의 농업용수 공급이 원활하여 상시적인 가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연례화 된 가뭄 앞에 수자원시설 확충 등 과학적 분석을 통한 근본적인 물 관리 정책에 대한 사고의 빅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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