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성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훈민정음탑건립조직위원회 상임조직위원장, 한문교육학박사 
박재성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훈민정음탑건립조직위원회 상임조직위원장, 한문교육학박사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을 손꼽아 보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1443년 12월 30일 훈민정음 28자를 친히 창제한 조선의 네 번째 임금 세종대왕이라고 말할 터이다.”

세종대왕이 만드신 글자는 ▶자음 17자와 모음 11자로 모두 28자의 초·중·종성으로 구성하되 ▶종성은 초성과 같은 글자를 사용한다는 것과 ▶연서규칙 및 병서규칙을 사용해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을 수 있는데 글자는 비록 간단하고, 요약하지마는 전환하는 것이 무궁한 최고의 표음문자 『훈민정음』이다. 

이렇게 탄생한 훈민정음은 ‘훈민정음해례본’의 존재조차도 알지 못했던 1912년께 주시경 선생이 ‘큰 글, 한(韓)나라의 글’이라는 뜻을 담아서 ‘한글’로 개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한글은 자음 14자, 모음 10자 등 모두 24자에, 초·중·종성으로 구성되는 삼성법과 병서규칙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연서 규칙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을 수 없는 글자가 되어버렸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에서 정인지는 다음과 같이 현재는 없어져 버린 네 글자 [ • ㆁ ㅿ ㆆ ]를 포함한 28자의 창제 동기 및 특징과 장점 등에 관하여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 28자를 처음으로 만들어 예의를 간략하게 들어 보이고 명칭을 《훈민정음》이라 하였다. 물건의 형상을 본떠서 글자는 고전을 모방하고, 소리로 인하여 음은 칠조에 합하여 삼극의 뜻과 이기의 정묘함이 구비 포괄되지 않은 것이 없어서, 28자로써 전환하여 다함이 없이 간략하면서도 요령이 있고 자세하면서도 통달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글을 해석하면 그 뜻을 알 수가 있으며, 이로써 송사를 청단 하면 그 실정을 알아낼 수가 있게 된다. 자운은 청탁을 능히 분별할 수가 있고, 악가는 율려가 능히 화합할 수가 있으므로 사용하여 구비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 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울음 소리나 개 짖는 소리까지도 모두 표현해 쓸 수가 있게 되었다."

그래서 《훈민정음》은 세종 25년인 1443년 섣달 그믐날의 세종실록에 ‘이달에 임금께서 친히 언문 스물여덟 자를 창제하셨다. (중략) 이것을 훈민정음이라고 한다.’라고 간단히 기록되기에는 너무나 위대한 한민족의 대 역사적 사건을 넘어서 인류 문자사에 전무후무한 획을 그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문자는 한글 24자가 아니고 훈민정음 28자라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고 바르게 알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