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사 주지 해가 정림

▲해가 정림 스님

청개구리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부모의 말이라면 무조건 반대로만 하던 청개구리 때문에 애를 태우던 엄마가 죽기 전에 내가 죽으면 냇가에 묻어 달라고 말했다. 그래야 산에 묻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엄마 개구리가 죽자 불효를 뉘우친 청개구리는 엄마 개구리의 유언대로 냇가에 묻었다. 그 뒤 비만 오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이 돼 슬피 운다는 이야기다. 짧은 내용이지만 효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렇기 때문에 5월은 다른 달보다 가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돌아보게 된다. 특히 가족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이다. 그러나 요즘 세대들은 부모님을 대하는 풍습이 많이 달라졌다. 세월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무슨 날이다 하면 부모님을 모시고 고작 밖에 나가 외식한번 하든가 아니면 용돈 몇 푼 쥐어 주는 게 전부다. 그런 모습이 효도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혹시 나중에 잘해드려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나중이면 너무 늦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자주 찾아뵙고 마음으로 나마 정성을 다해야 한다. 부모님 마음은 하늘과 같다고 했다.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맹자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3번이나 이사를 했다)라는 말은 부모님이 자식들을 위해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또, 명심보감에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이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다.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효의 의미를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그것이 곧 행복한 가정,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지름길일 것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우리들을 낳을 때 170여개의 뼈가 다 움직일 정도로 고통스럽고,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며, 8섬 4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지 않는가. 효(孝)에 대한 의미가 희미해지는 요즘 시대에 되새겨볼 이야기들이다. 건강한 가정의 근본은 효를 배우고 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존경하고, 부부간에도 화목하며 자녀도 사랑으로 키운다. 가정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집단이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격을 형성하는 곳이다. 가정이 바로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 과거에 비해 가정의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본래의 의미는 변함이 없다.

불교에서는 가장 지극한 善(선)은 孝(효)이며, 惡(악)은 不孝(불효)라는 부처님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다. 불교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강조하며 그 은덕에 보답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내 부모를 부처님처럼 섬긴다면 우리사회는 더욱 맑고 향기로워 질 것이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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