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문=김신근 기자] 7월 용인시 정기인사를 두고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의회 윤재영 의원은 20일 제25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용인시 정기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먼저 직속상관의 의견을 묻지 않는 '깜깜이 인사'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원칙없는 인사’, ‘비밀주의 인사’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군기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사실이 아니며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시의 모든 인사는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공정한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음에도 마치 인사에 큰 비리와 외부 개입이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침소봉대하는 것이야말로 인사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며 압박”이라고 했다. 

용인시공무원노동조합도 20일 “시의회의 과도한 인사개입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용인시 인사문제와 관련해 시의회가 집행부의 인사에 개입을 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으로 우리노조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둔다”고 했다. 

홍현미 시 인사과장은 21일 행정게시판에 "7월 정기인사와 관련해 일부 언론 보도와 시의회 5분 발언 등을 통해 제기된 문제와 의혹에 대해 직원 여러분께 설명드리고자 한다"며 사안별로 해명했다.

한편 용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의회의 고유권한인 의회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침해라고 판단하고 대응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시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집행부와 시의회의 건강한 긴장관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시민들에게 시정을 감시하라는 권한을 위임받은 시의원은 5분자유발언이나 시정질의를 통해 집행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집행부는 시정해야 한다. 만약 시의원이 잘못된 시각으로 봤다면 해명 자료를 내면 된다. 

인사 정책도 마찬가지다. 윤재영 의원은 용인시 인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물론 인사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윤재영 의원이 ‘깜깜이 인사’로 지적한 시설직 간부 공무원 인사의 경우, 제2부시장이나 실국장과의 협의 없이 인사부서가 인사를 단행한 것은 팩트다. 

백군기 시장도 인사발령후 문제가 확산되자 6월 28일 시정전략회의 자리에서 "인사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설직 인사는 관련부서 간부들과 협의하라"고 조정권 기획행정실장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영 의원의 문제 제기는 집행부의 인사정책에 경종을 울렸다. 백 시장과 공무원 노조가 주장하는 인사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나 압박이 아니라 시의원으로서 정당한 지적이었다. 

집행부는 윤재영 의원에게 항의하는 것보다 먼저 이번 인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했다. 윤재영 의원에게 항의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공무원노조도 마찬가지다. 용인시 인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조합원이 없었는 지부터 헤아려야 했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시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윤재영 의원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시의원으로서, 야당 대표의원으로서 할 일을 한 거다.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이나 하라고 시민들이 시의원을 뽑은 건 아니다. 
시민의 대변자로 뽑힌 시의원은 집행부의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시정할 수 있는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 

모두가 속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겉으로 표현하지 못할 때 모난 돌처럼 불쑥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윤재영 의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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