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필요

▲경인신문 대표 박우열
올 여름 기승을 부린 더위만큼이나 본격적인 포도철을 맞아 새콤달콤한 포도의 인기도 알알이 영글어 가고 있다.

안성지역은 7월까지 지속된 마른장마와 여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고 일조량이 풍부해 과일들의 당도가 높아져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작황호조와는 반대로 가격은 떨어질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안성시 관내의 포도 산지나 38번 국도변에서 판매하고 있는 거봉포도는 kg당 7~8천원 (2kg 1박스/1만 5천원)선에 판매되고 있다.(8월20일 기준) 이는 서울의 유명 백화점이나 전국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가격(kg당 4천500원~5천원, 2kg 1박스/9천900원)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매일 열리는 새벽시장의 포도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가격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안성은 거봉포도의 고장이다. 물론 인근 천안, 입장 등 꽤나 유명한 포도산지가 있기는 해도 말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안성지역의 포도 가격은 38번 국도변에서 판매하는 사람들이 형성한다는 말이 있다.

38번 국도변에서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이들은 인근 밭에서 농사를 직접 짓는 농업인도 있지만 농사를 짓지 않는 전문 장삿꾼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안성이 포도산지이기는 하지만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질 않는다. 더구나 일부 노점상들은 안성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과일을 받아와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안성과 인접한 천안시 입장면의 포도 공판장이나 포도밭에는 새벽이면 포도를 사러온 장삿꾼들로 북적이고 있단다. 이들 상당수가 안성이나 인근 국도변에서 노점을 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과일제철을 맞아 차량통행량이 많은 국도변에서 반짝 특수를 보고 사라지는 이른바 떳다방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과일값이 전국적으로 폭락하지 않은 한 절대로 내려가질 않는다. 결국 이 같은 일부 장삿꾼들 때문에 정직하게 땀 흘려 농사지은 농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남겠지만 세금도 안내는 노점에서 시내나 마트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판매해 폭리를 취하는 일부 상인들 덕분(?)에 안성거봉포도의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본 기자가 아는 것만 해도 38번 국도를 포함 인근 국도를 지나는 사람들이 안성거봉포도라는 말만 믿고 사 갔다가 바가지 쓴 것을 알고 항의 전화는 물론 반송되는 일까지 올해만 해도 이 같은 부작용이 꽤 여러 건이다.

이제 안성시도 브랜드를 중요 시 해야 할 때다. 특히 농·특산물에 대한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의 명예가 걸린 만큼 철저한 관리와 감독으로 브랜드를 지켜야 한다.

공주하면 밤, 장호원 하면 복숭아, 충주·문경 사과 등 전국적으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이 많이 있다. 특히 각 지역에서는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을 제철에 노점(부스)에서의 판매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지자체에서 품질과 가격 등을 보증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안성도 소비자들이 값싸고 질 좋은 제철 농·특산물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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