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문 박우열  대표
     ▲경인신문 박우열  대표

[경인신문 = 박우열 기자] 안성시는 문화예술 분야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안성의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지난 1월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문화예술사업소를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안성시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새롭게 출범한 문화예술사업소의 초대 소장을 공모하며 갈등의 불씨에 다시 불이 붙었다.

안성시는 지난 17일 보도 자료를 통해 문화예술사업소에 근무하게 될 책임자로 예술행정 전문가를 임용했다고 밝혔다. 안성지역 예술인들의 불평과 불만이 팽배했던 안성시의 문화예술사업소 신설은 결국 예술행정전문가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불신을 남겼다.

안성시의 이번 공모에는 총 8명의 후보가 응모했다. 그 중 7명이 안성지역 후보고 나머지 1명은 외지인이다. 1차 서류 합격자를 선별하고 5명의 면접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면접을 치러 최종 선정된 사람은 공교롭게도 경기도 K시에 사는 A씨가 선정됐다.

이번 선정에서도 냄새나는 공모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안성시자원봉사센터장에 이어 두 번째 외지인이다. 똥개도 자기 집 앞에서는 절반을 먹고 간다던데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외지인이라서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문제될 것도 없으며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모집과정과 절차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들러리가 됐다는 사실이 후보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지역예술인들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허탈감에 ‘안성지역에는 인재가 없나?’, ‘아니면 커리어[career]가 부족한가?’, 열악한 예술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뿌리를 내려온 지역 예술인들이나 예술행정가들은 이번 일을 두고 눈뜨고 코 베인 겪이라 평했다.

지난 8일 임용된 신임 소장은 1990년부터 연극배우를 시작으로 연출가 및 공연기획자, 희곡작가, 시나리오작가 등 현장 예술가로 활동해 왔으며, 2003년 국립극장 기획위원 활동을 시작으로 예술행정에 종사해 왔다고 한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및 그 소속 재단인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활동했으며, 전국규모 전통축제를 총괄해왔다고 한다.

문제는 그가 근무하는 곳이 안성문화예술사업소라는 것이다. 문화예술사업소는 산하 4개 팀(문화예술팀, 공연팀, 아트홀 운영팀, 맞춤랜드 팀)이 존재하며 그 팀들을 총괄하게 되는데 그가 안성의 문화예술과 지역정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신임 소장의 임기는 2년, 최대 5년이다. 임기 2년 동안 업무파악과 현황파악을 하다보면 임기가 끝날 판이다. 지역의 예술인들은 한 결 같이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굳이 외부 인사를 채용해야할 이유가 있냐고 반문한다. 5명의 면접위원들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올바른 선정이 아닐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공모에 서류를 제출한 일부 후보들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라도 면접위원들의 신상과 후보자들이 제출한 서류제반에 대해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당사자들이 더 잘 알겠지만…

신임 소장이 이 분야에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그가 능력자가 될지 허수아비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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