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희 경인신문 기자
  ▲강숙희 경인신문 기자

[경인신문 = 강숙희 기자] 김보라 시장은 지난 1월 1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백군기 용인시장, 김동섭 SK하이닉스(주)사장, 안재현 SK건설(주)대표이사, 정철 용인일반산업단지(주)대표이사 등과 함께 경기도청에서 용인 SK하이닉스 산업단지 상생협약서를 체결했다.

이에 유광철 의원이 제192회 안성시의회 임시회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김보라 시장에게 관계기관 협약서체결 무효화 선언을 요구했지만 김 시장은 시정답변을 통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보라 시장의 협약체결은 안성시민을 대표해서 행사한 결정이라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피해가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고삼저수지는 안성시 최대의 저수지로 1963년에 완공됐다. 특히 고삼지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저수지 안에 팔자섬이 있어 더욱 돋보인다. 또한 사두혈에 얽힌 전설과 유양식의 묘가 있는 노봉산은 노송과 단풍이 우거져 연중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저수지 안에는 떡붕어·잉어·붕어 등이 많아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제 고삼지역의 물과 땅, 그리고 하늘까지 오염물질로 덮여갈 것으로 보여 우리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유광철 의원은 이날 김보라 시장의 무대책 답변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해당지역 주민들이 한 달 가까이 시청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명과 대책도 없이 변병만 늘어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맞는 말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은 사실상 국책사업이고 법적 기준이 충족되면 진행할 수밖에 없는 사업으로 안성시는 어떠한 인·허가권도 없는 안성시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시민들과의 공감대형성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 왜? 시민들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를 아무런 조율이나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점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또 그것을 지적한 유광철 의원에게도 큰 박수를 보낸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지난달 26일 용인시 원삼면사무소에서 이한규 행정 2부지사 주재로 경기도 및 용인시, SK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안 점검을 위한 현장회의’를 개최했다. 던져진 주사위를 챙기기 위한 행보로 풀이 된다. 경기도는 오는 3월 예정된 산업단지계획 승인부터 2024년 말 완공 후 반도체 팹이 정상가동 될 때까지 주요 현안 사항에 대해 지속 점검·논의해 나갈 계획이라 했는데 피해 당사자인 안성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대기업을 지원해주기 위해 팔을 걷은 모습이다.

이한규 행정 2부지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미래의 대한민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대규모 투자 사업으로 반도체 글로벌 시장 선점 효과는 물론 미래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 상생모델 구축 등 엄청난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지만 안성시민들은 특정 유해물질 29종이 포함되어 있는 폐수 벼락을 고스란히 맞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김보라 시장은 협약서에 대한 무효화를 선언하고 지금이라도 시민들의 힘을 결집시켜 용인 SK반도체 산업단지 폐수의 고삼저수지 직접유입을 막아 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안성시의회도 힘의 논리를 떠나 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동참하는 것만이 시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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