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잘못되면 ‘좌천’되는 안성시

안성시가 18일 사무관(5급)7명에 대한 인사를 갑작스럽게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두고 문책 인사라는 불만이 나오면서 공무원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 안성시 전경
더구나 하림 기업 유치포기를 발표한 직후 관련 공무원을 귀양 보내듯이 좌천해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하림기업 유치를 위해 열심히 발로 뛴 공무원이나 상반된 주장으로 이를 반대한 과장 2명이 모두 하림 유치 실패를 들어 면장으로 좌천된 것이다.

이를 두고 공무원 조직내에서는 ‘소위 튀는 사람은 왕따다’ 라는 말이 나오면서 ‘되도록 일을 하지 말자’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일을 해도, 일을 안해도 월급은 나오는데 굳이 욕 먹으면서, 시장의 눈 밖에 나면서까지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속된말로 공무원 조직을 두고 철밥통이라고 한다. 큰 비리가 발각되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가고 또, 버티는게 공무원 조직이기 때문이다.

무사안일, 복지부동의 대명사인 공무원이 그나마 일 좀하고 튀는 행동을 하면 조직 내에서 왕따를 시키고 귀양을 보내 일찌감치 그 싹수를 자르고 만다.

이런 예는 특히, 안성이 심하다. ‘우물안 개구리’의 안성시 조직은 학연, 지연 그리고 친인척까지 똘똘뭉쳐 ‘우리들만 잘살자’라며 평온(?)하던 우물 안을 개선하려는 공무원을 내치고 마는 배타적인 곳이다.

근주자적(近朱者赤)이고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했다. 빨간 것을 가까이하면 빨개지고 검은 것을 가까이 하면 검어지는 법이다. 이는 즉 일하는 사람을 가까이하면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일을 안하는 사람을 가까이하면 일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소신껏 일하다보면 욕 좀 먹고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 좀 어떤가! 이런 공무원을 감싸 안아주어야 본보기가 되고 또 다른 공무원도 힘을 내 소신껏 일하는 공무원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일도안하고 무사안일주의만 찾고 낮에 놀고 저녁에 일하는 척하며 수당을 더 챙기고 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뒤로 로비해 본청으로 당당하게 입성하는 일부 공무원 보다는 백번 낮지 않는가.

일하라고 말로만 독려하지 말고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공무원이 소신껏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하는 것도 시장의 몫이다.

일하다 잘못되면 또는 눈 밖에 나면 무조건 내쳐지는 공직사회는 무서워서 혹은 치사하고 더러워서 더이상 일을 하지 않는 공무원 조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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