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추 수입에 앞장 서는 한심한 정부...
김장철을 앞두고, TV에서는 연일 ‘배춧값’ 소식이다. 주부이자 식당아줌마인 나에게는 주요 관심사가 되어버려, 배추김치를 접시에 옮겨 담을 때 나도 모르게 손길이 멈칫하기도 한다. ‘아껴야하나…?’
지난 태풍 전까지만 해도, 배추 값이 이렇게 폭등할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아마 다들 그랬을 것이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배춧값 폭등에 깜짝 놀랐지만, 이제는 ‘금배추’, ‘다이아몬드김치’라고 불리는 게 이해가 될 정도다.
한편, 같은 태풍을 맞고 몸값이 오른 ‘배추’가 있다면, 헐값이 되어 버린 ‘쌀’이 있다.
지금쯤 농가에서는 한참 수확의 기쁨을 맛보아야할 시기지만, 이미 작년과 올해 다 소비하지 못한 쌀들이 창고에 한 가득 쌓여있어, 쌀 재배 농가를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배추걱정, 쌀 걱정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점점 쌀 재배 농가가 줄어들고, 수확량이 줄어들면 어느날 갑자기 쌀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쌀값이 미친듯이 폭등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아마 그때가서도 정부는 지금 ‘중국산 배추’ 수입을 하려는 것처럼, ‘중국산 쌀’ 수입에 앞장서려 할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수입한다지만, 멀리 내다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평소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지라도 생산자는 충분히 보호를 받으며,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는 ‘농가안정’은 생각지도 않고, 이윤 추구에 눈이 멀어 사재기하기 바쁘다.
이렇게 국민의 생명줄인 ‘농업’을 무시한다면 정부는 곧 영원한 ‘중국산 보따리 장수’가 될 것이다.
아... 우리 땅에서 자란 쌀을 먹고 살 수 없다는 상상만해도 살이 떨린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어떤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수입이 아닌 생산기반을 조성하여 ‘농가안정’의 효율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배추며, 무며.... 그 비싸다고 호들갑을 떨어도 이제 나는 하나도 안 무섭다.
그래 당분간 김치를 맘껏 먹지 못해도 좋다. 아예 먹지 못한다고 해서 죽는 것도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얄궂은 날씨 속에서 배추 한포기를 재배하고자, 농부가 흘린 땀방울을 값으로 치를 수 있을까?
단순한 풀잎이 아니라 농부의 땀방울 맺힌 김치와 밥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오늘 한 끼 식사도 꿀맛일 것이다.
고삼면 가유리 37번지 신옥자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