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면 광선초교 가야금 특성화… 1년 6개월 만에 쾌거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시골초등학교를 찾았다.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어디선가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 소리가 산들바람을 타고 높은 가을 하늘 위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같은 가야금연주는 전통문화계승 발전에 목표를 두고, 도교육청 공모신청이 통과되어 2009년 3월부터 교과 특성화로 시작됐으며, 초등학교에서는 드물게 국악체험활동교육활성화를 시행했다.
이후 학생들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가야금을 들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매주 2회 6시간씩 가야금을 배웠다.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의 열정은 남달랐고,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첫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하는 영광을 거머쥘 수가 있었다.
가야금 연주로 지난 5월 ‘제 6회 안성시 청소년 종합예술제’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지난 달 31일에 열린 ‘제 18회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에서 32팀 중 한국음악기악합주(가야금병창)초등부 장려상을 수상했다.

남자 교사지만 억척스럽다는 수석어가 따라다닌다는 김성욱 교사는 학생들 이야기만 나오면 쉬지 않고 자랑을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안고, 따라와 주는 학생들을 보면 기특하기 그지없다”고 말하며, 또한 “카리스마 넘치는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지도해주는 우아련 강사가 있어서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얻을 수가 있었다.”며 노고를 돌렸다.
담당지도교사의 뜨거운 열정, 수준 높은 강사, 그리고 노력파 학생들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추었기 때문에 이뤄낸 성과가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두고도 연습을 하기에 적합한 공간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이,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또한 작년까지도 교과 특성화 강사비용을 도교육청에서 지원해 주었지만, 그 마저도 중단되어 학교자체에서 강사비를 부담하게 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금 교육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응원하는 학부모와 마을 주민들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아끼지 않고, 관내 노인복지시설이나 지역축제에 참가하여 무료 공연 및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 이웃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도 아이들을 따라서 하나둘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날 역시도 아이들 사이에 함께 앉아 가야금 삼매경에 빠져있는 학부모를 볼 수 있었다.

시골의 학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요즘, 시골초등학교 활성화를 위한 교과 특성화 시행은 절실하기만 하다.
요즘 초등학생이라면 전부 갖고 있다는 손바닥 크기의 게임기 대신, 자신의 몸뚱이보다 몇 배나 큰 가야금을 부여잡고,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고 외치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가야금 천사들이 따로 없다. 앞으로 만약 이 마을에 아이들이 더 줄어들어, 가야금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섭섭함이 앞선다.
순수함과 열정으로 남다른 재주를 키워나가는 이 어린 꿈나무들의 열정이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