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소방서 김영진 화재예방과장
▲용인소방서 김영진 화재예방과장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가정에서는 전기매트·전기장판·전기히터 등 다양한 난방용품의 사용이 크게 늘어난다. 이러한 제품들은 겨울철 필수품이지만, 사용 부주의나 점검 소홀은 쉽게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뜻함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위험을 키우지 않도록, 올바른 사용 습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년~’24년) 전체 4만1,826건의 화재 중 1만1,690건(27.9%)이 겨울철에 발생했으며, 인명피해 역시 전체 2,910명 중 982명(33.7%)이 겨울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난방용품 사용량 증가와 안전수칙 미준수의 위험성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준다.

전기매트와 전기장판은 내부 열선이 손상될 경우 스파크나 과열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많이 사용되는 메모리폼·라텍스 소재의 토퍼나 매트리스와 함께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들 소재는 열이 축적되기 쉬운 구조적 특성 때문에 전기매트의 온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과열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두꺼운 침구류까지 겹쳐 덮는다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겨울철 난방용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기본 수칙 실천이 필수적이다.

첫째, 전열기구의 상태 확인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전기매트·전기장판은 열선 끊김, 표면 변색, 탄 냄새 등 이상 징후가 있다면 즉시 교체해야 하며, 히터는 전원선이 눌리거나 꺾이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둘째, 사용 환경을 안전하게 유지해야 한다.

전기매트는 메모리폼·라텍스 토퍼·매트리스 등 열이 쉽게 갇히는 소재 위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두꺼운 이불이나 패드를 겹쳐 덮는 것도 피해야 한다. 히터는 주변 1m 내 가연물을 두지 말고, 취침 또는 외출 시 반드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셋째, 전기 과부하를 방지하는 올바른 전원 관리가 필요하다.

전열기구는 소비전력이 높기 때문에 멀티탭에 여러 기기를 동시에 꽂는 ‘문어발식 사용’은 매우 위험하다. 가능하면 단독 콘센트를 사용하고, 멀티탭 자체가 노후된 경우 교체해야 한다.

겨울철 화재는 순식간에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놓친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난방용품을 사용하기 전에 한 번의 점검, 사용 중 한 번의 주의, 사용 후 한 번의 전원 차단만으로도 많은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난방용품 사용 습관을 다시 돌아보고, 안전을 우선하는 생활문화를 실천한다면 화재 없는 겨울을 만드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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