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심사후 확정 지급된 장학금 뒤늦게 반환 요구…국립대 신뢰 바닥
귀국 앞둔 학생들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
[ 경인신문= 박우열 기자]한경국립대학교(총장 이원희)가 2025년 1학기 일본 훗가이도 대학 학점교류 장학금을 지급한 뒤 수개월이 지나 학생들에게 반환을 요구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다녀온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의 명백한 행정착오를 학생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지난 5월 한경국립대의 학점교류 장학금 공모에 선발돼 300만 원 가운데 250만 원을 지급받았다. 나머지 50만 원은 귀국 후 지급 조건이었다. 그는 관련 서류 제출과 보완 절차, 면접 심사까지 마친 뒤 정식으로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A씨는 훗가이도 대학에서 교환학생 과정을 마치고 9월 귀국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학교로부터 “정규 학기 재학생이 아닌 초과 학기자에게 장학금이 잘못 지급됐다”는 이유로 반환을 요구하는 문자가 도착했다. 당황한 부모가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내부 검토 결과 지급 기준에 맞지 않아 환수를 요청한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사과뿐이었다. 더구나 담당자는 “언론사든 국민신문고든 마음대로 하라”는 무책임한 말까지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학생 A씨는 “학교가 모든 과정을 확인하고 심사까지 거쳐 지급한 장학금을 이제 와서 돌려달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행정 오류를 학생에게 떠넘기는 것은 국립대학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A씨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교 측은 “대상자 전원에게 동일하게 안내했다”고 공지해, 복수의 교환학생에게 환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학금을 이미 해외 체류 중 학비·생활비에 사용한 학생들은 귀국을 앞두고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A씨는 장애인 가족으로 가정 형편상 장학금 환수 여부가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심리적 치료도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수차례 심사를 거쳐 확정 지급된 장학금을 뒤늦게 취소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국립대학이라면 잘못을 학생에게 전가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사과와 책임 있는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허술한 대학 행정과 무책임한 대응이 학생과 가정에 고스란히 상처를 남긴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피해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는 만큼, 한경국립대의 신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