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복지신문 대표 박우열

                          ▲(주)안성복지신문 대표 박 우 열
                          ▲(주)안성복지신문 대표 박 우 열

순오지(旬五志)에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리를 어긴 사람이 오히려 성을 내며 업신여기는 것을 비유한 말이라고 풀이돼 있다. 잘못한 사람이 오히려 사과는커녕 성을 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자주 인용되는 사자성어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서안성체육센터 관련 감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를 두고 김보라 안성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감사원의 결과를 일부 언론이 편향되게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내용을 공유하는 이들로 인해 관련 공무원들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시장은 이번 감사를 윤석열 정부 시기 이뤄진 표적 감사라고 규정하고, 지난 715일 방영된 MBC 'PD수첩'의 감사원 실태 보도와 이번 건이 유사하다며 정치적 의도를 강조했다.

또한, 안성맞춤스포츠클럽은 설립 이후 1년 넘게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나 결산 보고조차 받지 않았고, 국민의힘 시의원들에 의해 공익감사 청구가 이뤄졌다며 정치적 의심을 제기했다.

특히 김 시장은 "공익감사 청구는 통상 국민제안감사국에 배정되지만, 이번 감사는 예외적으로 특별조사국(4)에 배정됐다", 이 또한 정치적 목적이 깔린 결정이었다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사안은 고의나 특혜가 아닌 업무상 실수나 과실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시는 감사 결과에 불복하며 지난 717재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의 시각은 다르다. 감사원 자료만 보더라도 특혜 의혹이 농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체육 관련 경험도 없는, 갓 창단된 스포츠클럽을 경쟁입찰도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탁자로 선정하고 175, 30, 33억 등 총 약 80억 원 상당을 지원한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바로 그 실수가 벌어진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정치적 의도운운하며 해명에 급급했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복잡한 논리보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한 마디의 진심을 원한다.

더구나,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서안성스포츠센터를 주소지로 한 안성맞춤스포츠클럽이 수탁 자격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클럽 대표는 선거 당시 시장의 후원회장, 협약서에는 시장 직인이 선명히 남아 있다. 정황은 명확하다.

더 이상의 해명은 구차하다. 이제는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시민 앞에 겸허한 자세로 사과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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