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인근 상가 생활하수·축산폐수 무단방류 ‘의혹’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 “4등급보다 좋은 3등급?”
안성시와 한국농어촌공사 강력한 대책 마련 시급
[ 경인신문= 박우열 기자] 맑은 물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사랑받았던 금광저수지가 최근 들어 잦은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직접 관리자인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는 농업용수 수질 기준 4등급보다 더 좋은 3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여름철마다 심화되고 있는 녹조 발생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인간의 무책임한 방류 행위가 빚은 환경 재앙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관내 모 환경단체에 따르면, 금광저수지 인근의 음식점과 카페 등 상당수가 생활하수를 직접 저수지로 흘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제보됐다. 원칙적으로 오염원은 저수지로의 직접 방류가 안된다.
물가 상가들의 저수지 방향에는 하수관이 널려져 있다. 저수지 방향으로 몰래 버리는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대부분 업소가 이렇게 하고 있다”며 “비가 오는 날이면 더 심하다”고 증언했다.
더 큰 문제는 상류 지역의 축산농가들이다. 평소에도 축산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고 있는 것은 물론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대량 방류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제보다. 본지 취재진은 비가 내리던 지난 17일(목) 오전, 금광저수지 상류에서 실제로 축산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저수지 담수는 현재 식수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한동안 오리배 운행조차 제한될 만큼 철저히 보호되던 청정 수역이었다. 그러나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못해 분노를 자아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오염을 단순한 단속과 계도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성시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이제라도 강력한 오염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농어촌공사 안성지사 관계자는 “모든 오염원은 저수지로의 직접 방류는 안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농어촌 정비법 21조에 의거 오염원 유입이 안 되도록 조치를 해야되는 게 맞지만 녹조 발생 시기에도 농업용수 수질이 기준인 4등급보다 더 좋은 3등급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질이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금광저수지나 고삼 저수지같이 큰 저수지는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언제나 청정한 수질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장 실사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안성시와의 협조를 통해 시정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와 시는 지속적으로 축산농가에 대한 상시 관리·감독 강화는 물론, 음식점과 카페 밀집 지역에는 공동 오수처리시설 설치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고의적인 불법 방류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넘어 형사고발도 검토해야 한다.
금광저수지는 안성의 생태적 자산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이다. 지금 이대로 방치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환경파괴로 다가올 것이 불 보듯 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