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대란을 넘어, 신뢰받는 재난 대처 필요

                                                       ▲안성시의 제설작업 모습
                                                       ▲안성시의 제설작업 모습

[ 경인신문= 박우열 기자]안성시는 이번 겨울철 제설 대비를 위해 금광면 제설작업장 보관창고 확장공사와 재난안전기금 13억 원을 투입해 대량(3232t)의 제설제를 구입했다. 안성시의 올겨울 제설 대비책이다.

그러나 최근 내린 폭설에 제설작업이 미흡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13억 원이라는 거액의 제설제를 한 업체에서 구매한 점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폭설 상황에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다량의 제설제를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특정 업체와의 대량 거래가 과연 적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후문이다.

이번 폭설에 제설작업이 늦어지면서 주요 도로가 얼어붙고,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다. 출근길 시민들은 불편을 넘어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농촌 지역이나 외곽 지역 주민들은 고립되다시피 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로 넘길 수 없는 문제로, 긴급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응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이번 눈은 역대급으로 기록적인 폭설이었으며, 더구나 습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이어서 제설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도 알고 있지만 제설 대란을 겪은 시민들의 불평은 극에 달했다.

또, 한 업체에 13억 원의 예산을 몰아주는 방식은 자칫 독점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고, 제설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제품 구입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제설제 구입은 긴급 상황에서 공급 차질을 야기할 수 있기에 여러 업체와 분산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가격 경쟁을 유도해 예산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수분을 먹은 제설제는 특성상 결빙확률이 높다는 조언이 나왔다. 
                                         ▲수분을 먹은 제설제는 특성상 결빙확률이 높다는 조언이 나왔다. 

제설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제설 대란에 대해 "수분함량이 적어야 제설에 적합하지만 제설제에 수분함량이 높았을 경우 이같은 결빙현상(제설차 등)이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어느 업체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수분함량을 꼭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난안전기금 사용도 그렇다. 투명한 재정 집행과 사전 검토 재난안전기금 사용과 관련한 계획과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전 검토 단계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제보자 A씨는 "안성시의 제설작업은 0점"이라며, "올겨울 사전점검과 철저한 대비로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 업체에서 다량 구매한 것은 물량 확보 때문이며,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 "납품업체와 협의를 통해 남은 물량에 대해 교환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품 구입과 제설 장비 관리에 철저를 기하는 등 시민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설 대란은 단순히 눈 치우기의 문제가 아니라, 재난 대처 체계와 예산 집행 방식, 시민과의 신뢰 문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안성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부족했던 점을 철저히 반성하고, 효율적이고 신뢰받는 재난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폭설은 매년 겨울철 찾아오는 자연재해지만, 시민 불편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행정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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