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안성생활 청산, 가을쯤 수원 정착

고은 시인(79·공도읍 만정리)이 결국 30년 가까이 살았던 안성을 떠나 수원행을 택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수원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평소 정조 인문학에 관심이 많던 고은 시인이 수원에서 정조학문을 연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와 유치할 계획이 있으며, 고은 시인의 긍정적인 답변도 얻어냈다"며, "현재 시립 생태학습장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광교산 자락 옛 이안과 원장의 사택을 리모델링해 집필 장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9월까지 광교산 자락의 장안구 상광교동 지하 1층, 지상 1층 주택(총면적 265m²)을 리모델링해 시인에게 제공할 계획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다음 달부터 서재와 미술작업실, 침실 등을 갖춘 주거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오는 9월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에 따라 고은 시인은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말까지는 수원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고은 시인이 수원으로 거처를 옮기면 고 박경리 선생의 원주나 이외수 선생의 화천처럼 지역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며 “고은 시인이 수원으로 거처를 옮겨 활동을 시작할 경우 고은문학관 건립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원시는 “문학관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건립을 추진하기 위한 기초 단계에서 전국의 문학관 실사 및 유치대상 선정과정에서 고은 시인과의 접촉이 있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얻게 되었다”고 전하며, 하지만 “고은시인과의 공식적인 서면상의 체결은 없었다” 고 전했다.
고은 시인의 안성 청산 소식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문학계의 큰 별이 안성을 떠나다니 섭섭하기 짝이 없다”며“그동안 안성시는 시인을 위해 해 준 것이 무엇이며, 있는 인재도 관리를 못해 타 지역으로 떠나가는 모습만 지켜보느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공도읍 만정리 대림동산에 사는 이웃 주민인 배 모씨 (무직 51세)는 “안성은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할 가치도 없다. 안성에서 27년을 살고 있지만 마음에 드는 일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안성시는 시인과의 아무런 접촉이나 사후대책에 대해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 졌으며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지켜보고 있어 행정의 안일함에 극치를 보여줘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편, 고은 시인은 1983년 이상화 중앙대 영문과 교수와 결혼 후 서울을 떠나 경기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대림동산 전원주택단지에 정착해 30년 가까이 살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