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신문= 최철호 기자] 처인구 호동에 위치한 '길업습지'가 불법 캠핑족들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길업습지는 현재 위탁업체가 관리를 맡고 있지만 주말 하루 6시간씩만 관리를 하기 때문에 관리 시간 이후에는 관리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인적이 드물던 길업습지는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무료 차박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용인 시민이 아닌 사람들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용인시청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에 나가 계도를 하긴 하지만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어서 난감하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길업습지 인근 운학천, 경안천 등에는 몇년 전부터 천연기념물들이 목격되면서 뛰어난 환경복원능력을 보였다.

용인시는 지난 5월, 반딧불이 서식처로 복원하기 위해 식생환경 조사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법 캠퍼들에게 강한 제재가 없다면 천연기념물들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반딧불이 서식처로의 복원도 불가능해 보인다.

인근 주민들에게 제보를 받고 주말 늦은시간 찾아가보니 그야말로 무법지대였다.

분명히 취사, 캠핑, 야영 등을 금지한다는 표지판, 전광판 등이 있었지만 불을 피워놓고 '불멍'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계도용 전광판의 빛을 조명 삼아 취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불멍'을 이유로 불을 피웠다가 작은 불씨라도 남으면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엔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취사 금지구역에 아이들도 함께와서 금지 계도 전광판을 불빛 삼아 취사를 하면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나 싶었다.

관광진흥법 상 관광지, 유원지에서는 불법 캠핑에 대한 단속이 가능하지만 습지의 경우에는 단속할 수 있는 법이 없다.

용인시나 용인시의회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강제로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조례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 

그 전에 특례시에 걸맞는 시민의식이 필요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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