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풀이춤’ 대한민국 최초로 ‘고풀이’ 접목
- “자신의 혼을 훔쳐볼 수 있는 무용인들이 필요한 시점"

▲김순연 전통무용명인명무가,
▲김순연 전통무용명인명무가,

[경인신문= 이광일 기자] 대한민국 전통민속무용을 다채로운 예술적 가치로 발현시키고 있는 ‘김순연 전통무용명인명무가'를 다시 한번 찾아봤다.

본지 기자는 김순연 명인이 자신의 내면의 혼(魂)을 끌어 올려 한(恨)을 승화시키며 무수한 선을 그려내는 ‘살풀이춤’을 대한민국 최초로 ‘고풀이’를 접목시켜 영적요소를 대한민국 최초로 극대화 시킨 배경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살풀이·고풀이 접목 배경은.

- 살풀이는 ‘액을 푼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운명에 타고난 흉살을 미리 피하도록 하는 춤이기도 합니다. 몸 안에 살을 풀어내는 춤사위를 표현한 것과 특히 발동작에서는 많은 잔가락보다는 투박하면서 단순한 디딤새로 인간 감정의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고풀이는 죽은 이가 생전에 매듭처럼 맺힌 한을 풀고 자유로운 존재가 되어 저승으로 가기를 비는 의례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묶고, 그 위에 절대로 풀 수 없다는 동심결(同心結)이라는 매듭으로 완전히 결박을 지우고 있습니다.

- 이에 살풀이와 고풀이를 통해 죽은 이의 부정(不淨)한 영혼의 매듭을 풀어줘 모든 존재들과 함께 해탈 성취할 수 있도록 물음을 던져주는 행위의 춤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명인의 서정성이 담긴 춤사위가 놀라운데.

과찬의 말씀입니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춤은 겉으로는 없는 듯하면서 그 속에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한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음악의 가락과 리듬에 따라 좌우세와 메기, 돌기, 손짓, 발짓, 표정, 눈빛, 발 디딤, 치맛자락과 장삼 자락의 흩날림 등 다양한 동작들이 있습니다.

특히 살풀이는 수건으로 무수한 선을 그리며 원초적으로 살을 풀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그리고 혼이 실린 몸주의 발·손동작을 통해 미적 요소인 멋, 흥, 한, 태를 고루 갖춘 대표적 전통춤입니다.

40여년을 전통민속춤에 대해 영혼을 담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혼과 한을 담는 춤이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객들의 혼을 끌어 올려 내 몸속에 담아내는 춤이 어렵기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전통무용을 배우려는 무용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혼을 훔쳐볼 수 있는 무용인들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무용인들은 남의 것을 흉내 내는 것에 몰입되어 있다 보니 전통무용의 한과 혼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전통춤이 무대에 맞게 양식화되기 시작되면서 춤꾼에 따라 구성이 모두 다 르게 변모하면서 전통민속춤에 대한 물음이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무용인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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