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칠장사, 해봉당 자승 대종사 추모다례재 봉행
[ 경인신문= 박우열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칠현산 칠장사(주지 지강스님)가 30일 해봉당 자승 대종사를 기리는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칠장사는 지난해 11월 29일 해봉당 자승 대종사가 소신공양한 사찰이다.
칠장사 경내 특설무대에서 가진 ‘해봉당 자승 대종사 추모다례재’는 불교계의 큰 별 해봉당 자승 대종사를 추모하고 자승 대종사가 소신공양하며 전소된 요사채를 ‘칠장사 비전 박문수 체험관’으로 건립하기 위해 봉행됐다.
다례재에 앞서 가진 체험관 기공식에서 지강 스님은 “체험관 건립은 큰스님 가신 자리가 사라지지 않고 그 뜻이 이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해봉문도회의 협력으로 내년 10월에는 사부대중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다례재는 시련, 대령, 관욕, 상단불공, 찬불가 합창, 삼귀의, 반야심경, 육법공양, 장학금 전달식, 봉행사, 인사말, 헌다 및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지강 스님은 봉행사에서 “자승 큰스님께서 우리 사제는 무엇으로 포교를 하시려는가 물으셨을 때 마음은 있지만 공력이 부족해 잘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면서 “오늘에서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 밤 큰 스님과 나눈 대화가 지금도 귀에 너무 쟁쟁하다. 생각하면 여전히 목이 메고 눈물이 난다. 그날 자승 스님이 제게 “아침 공양은 7시에 합시다”라고 하셨지만 “그 말뜻을 제가 미련하게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지강 스님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부처님 법 전하는 데 더욱 최선을 다하겠으며 모두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칠장사 주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지강 스님은 동국대와 국립 한경대에 장학금으로 각각 1천만 원을 기탁 했으며, 아미타불교요양병원에 승려복지금 1천만 원과 안성시에 쌀10㎏ 800포를 기부하며 평소 해온 것 처럼 나눔을 실천했다.
원로 의장 자광 대종사는 단상에서 자승 스님의 영전에 게송을 읊은 후 "자승 대종사는 자기 관리에 철저했던 수행자"라고 회고하며 "소신공양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법을 전하고 중생을 구하자’고 했다. 이것이 스님의 기본자세이자 부처님의 부탁이다. 우리도 조금만 먹고, 춥지 않을 정도만 입으며 베풀고 살자"고 당부했다.
원로의원 원행 대종사는 “인생은 한세상 태어났다 언젠가는 가는 것이 진리인데 우리 사부대중들은 잠시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불문에 들어와 자승 스님의 정신을 계승해야 할 것”이라고 설했다.
포교원장 선업 스님은 자승 대종사가 남긴 마지막 유훈인 ‘부처님 법 전합시다’를 사부대중과 함께 크게 삼창하며 전법 의지를 다졌다.
해봉문도회 의장 탄원 스님은 “이곳에 와서야 박문수 체험관 건립 소식을 들었다. 사숙이신 칠장사 주지 스님께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저희도 체험관 불사에 동참해 빠른시일 안에 불사가 이뤄지도록 마음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다례재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를 비롯해 원로의원 원행 대종사, 포교원장 선업 스님, 해봉문도회 의장 탄원 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 이승현 조계사 신도회장, 김보라 안성시장, 김학용 국회의원, 최혜영 국회의원,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 오지용 경찰서장, 이원희 한경국립대 총장, 시의원, 도의원 불자, 사부대중 등 500여 명이 동참했다.
한편, 이날 점심 공양은 연화마을 사회적 협동조합(이사장 이재용)에서 짜장면 500인분과 떡, 음료, 식수 등을 준비해 나눔에 동참했으며 원로 봉사단 어르신들이 무료 급식 봉사에 구슬땀을 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