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황선주 독서인문교육팀장,
                                                   ▲인천시교육청 황선주 독서인문교육팀장,

[ 경인신문= 이광일 기자] 인천대학교(총장 박종태) 도서관(Great Books 센터)에서는 「대학 및 고등학교 고전 기반 교육 프로그램 사례 발표」를 지난 6일(화) 인천대 도서관에서 개최했다고 알렸다. 

안효진 교수(인천대 유아교육과)는 세인트존스대학의 고전 및 명저 기반 토의세미나 모델을 적용하여 총 8회(회당 2시간)에 걸쳐‘고전 및 명저’(Great Books, 이하 GB) 기반 토의세미나의 고등학교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이날 참가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대화의 쌍방 소통 속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하며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경험했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고전 텍스트와 연결하여 자신만의 ‘깊숙한 목소리’를 내고, 이를 친구들을 포함한 하나의 공동체로부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비경쟁적이고 열린 토의세미나에 참가한 한 학생은 “찬반 토론은 내 것만 계속 주장을 하는데, GB 비경쟁 토의는 그냥 다 같이 얘기를 하다 보니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좀 더 그 주제에 대해서 더 지식이 넓어지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시교육청의 황선주 독서인문교육팀장은 “읽-걷-쓰”교육정책을 사례와 함께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약화되고,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대전환 환경 속에서 전반적으로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고, 학생 간 교육격차도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적․사회적․문화적 지형에서 ‘읽-걷-쓰 교육정책’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쓰기’는 읽기와 걷기의 결과를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과 성찰의 결과를 표현하는 활동이다. 삶은 글을 낳고, 글은 사람을 돌보며, 인간이 묻고, 인공지능이 답하는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패널 가운데 안장호 교사(정석항공과학고, 인천 고교 국어교과연구회 회장)는 읽-걷-쓰 교육정책의 한 사례로 “3․3․3 동아리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였다. 3권의 책을 읽고, 책과 관련한 취재를 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모델인데, 소속 학교 동아리가 우수 학교로 선정되어 학생들과 함께 동남아 연수를 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 IB(인터내셔널 바깔로레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채드윅 국제학교의 고등학교급 토의식 수업사례를 이주옥 교사(채드윅 국제학교, 인천대 박사과정)가 발표하였는데, IB 가이드라인 내에서 교과서 없이 교수․학습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교육단위(unit)를 교사가 자율성을 가지고 구성한다고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SF 소설「설국열차」나 로봇 성장 소설인「랑과 나의 사막」과 같은 텍스트를 매개로 한 토의식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 만들기’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통적인 고전 및 명저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도서를 선정하는 할 필요가 있다는 학교현장의 경험도 공유해 주었다. 

전문가 패널로 참여한 이유정 교수(숙명여대 대학교육혁신원)는「OECD 학습나침반 2030」은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시대에 무엇보다 학습자 주도성(student agency)이 발현되고, 변혁적 역량, 새로운 가치 창출, 갈등과 딜레마 조정, 책임의식을 기를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는데, 분절된 교과목으로는 이러한 역량을 기르는 데 한계가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고전 및 명저를 바탕으로 한 토의세미나, 더 나아가 프로젝트 활동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교육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국제학교나 특목고, 자사고뿐만 아니라 일반고에서도 이러한 교육적 접근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청-중․고등학교 간 교류 협력이 요청된다고 논평했다.  

금번 학술행사에 참여했던 김민석 선생님(세인트존스대학 휴학 중)은 고전 및 명저를 기반으로 한 교육이 현실과 소통할 필요가 있는데, “걷기”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가령,『걸리버 여행기』를 읽을 경우, 책의 주제와 결부된 장소에서 토론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고전 및 명저 기반 교육은 무엇보다 학생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자신의“사상을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는데, 이는 학교 현장에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다가온다. 

한편 인천대는 세인트존스대학과 교류협력협약(MOU)을 체결하였고(12월 5일), 같은 날 세인트존스대학 총장 선임고문(Senior Advisor)인 랭스턴(Emily Langston) 교수가 고전 및 명저를 기반으로 어린아이로부터 자유로운 성인이 되도록 하는 전인교육의 이상과 접근에 대해 기조강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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