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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사건이 발생했던 재개발 현장과 불과 1.2㎞ 떨어진 곳에 한 학교법인이 짓다 만 학교가 앙상하게 뼈대만 남긴 채 10여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어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관리주체였던 양산국유림관리소, 현 관리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학교시설 시행계획승인과 취소를 거듭한 부산시교육청은 무려 13년째 적극적인 관리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19일 한국자산공사와 사상구청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H학원이 1997년 5월 국유지였던 사상구 덕포동 산 8-1일대 임야 2만4천47㎡(7천286평)에 지상 5층 규모의 고등학교를 설립하기로 매매계약을 맺고 시교육청이 학교시설사업 시행계획을 승인해줬다.
이에 따라 H학원은 1997년 7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자금난으로 학교용지를 확보하지 못해 시교육청은 시행계획승인을 취소해 착공 1년만인 1998년 8월 공사가 중단됐다.
시교육청은 6년이 지난 2004년 1월 H학원에 학교설립 재승인을 해줬으나 자금부족으로 부지매입을 하지 못하자 이듬해인 2005년 9월 재승인 취소 조치를 내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동안 2층 골조공사 중에 작업이 중단된 학교건물은 군데군데 철근이 불거져나오고 벽돌과 시멘트 외벽이 흉물스럽게 드러난 채로 무려 13년간 방치돼왔다
주민들은 이 학교건물에 청소년들이 몰려와 담배를 피우고 심지어 본드까지 흡입하는 등 우범지대가 됐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주민 이모(39.여)씨는 "학교를 짓든지, 없애든지 해야지 이 지경이 되도록 관계기관은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김길태 사건처럼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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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학교 건물 바로 인근엔 모덕초등학교와 대덕여고가 있어 자식을 둔 부모들의 한숨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양산국유림관리소로부터 토지관리를 이임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해에야 학교 주변으로 높이 2m의 안전펜스를 설치했지만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외부인들의 접근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방치된 학교가 불법 건축물이지만 개인소유여서 강제철거가 어렵다는 입장이며 애초 시행계획승인을 내준 시교육청 역시 관리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관계기관에 수십차례 철거 등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똑 부러진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방치된 건물이 언제 정리될지 알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일보
유인섭 yiskor@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