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당 풍물단 공주 어름산이 서주향, 재치와 익살꾼 손상현

어름산이....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걷듯이 줄을 탄다고 해서 남사당패에서 줄타기를 하는 이를 가리킨다.

▲ 줄타기하는 서주향양과 재치꾼 손상현군 ⓒ경인신문
풍물단의 꽃이라고 불리는 줄타기의 주인공 ‘어름산이 서주향’(20세 동아방송예대1년)양과 걸죽한 입담으로 줄타기의 재미를 보태고 있는 감초 ‘익살꾼 손상현’(13세 내혜홀초6년)군을 만나 그들만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언제나 상냥하고 밝은 모습과 예쁜 얼굴로 기예에 가까운 줄타기를 선보이며 많은 관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방년20세의 줄타기 11년차 어름산이 서주향 양. 그리고 초등학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구수한 입담과 재치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손상현 군은 나이가 어려도 벌써 입단 5년차 나름(?)베테랑이다.

서주향양의 줄타기 인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같은 마을에 살았던 남사당 풍물단 관계자의 입단권유가 있었고 나이가 어려 부모님의 반대를 했다.

줄타기 인연은 이에 앞서 초등학교 1학년 당시 남사당 풍물단 공연을 관람하러 갔다가 관계자의 적극적인 권유로 즉석에서 한번 놀아본 것이 계기가 되어 무등을 타는 것부터 시작됐다.

재담꾼 손상현군도 비슷한 경우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남사당 풍물단 관람 후 풍물단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부모님을 졸라 결국 학생부 단원으로 입단하게 된 것.

이들은 남사당 풍물단 학생부로 입단 후 새미(무동)부터 배우기 시작해 남사당놀이의 자연스러움을 몸에 익혀 갔으며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마냥 좋았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서주향양은 천부적인 재능과 선천적으로 줄타기에 적합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어 관계자의 눈에 띄었고, 입단 다음해부터 본격적인 고된 훈련과 노력으로 지금의 어름산이가 됐다.

코믹스런 입담으로 줄타기 공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어가는 재담꾼 손상현군은 입단 후 3년의 시간 속에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라성 같은 어름산이의 묘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어름산이의 꿈을 키워왔고 어느 순간 진정한 광대가 되기로 결심, 현재는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서주향 양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1주일에 5일, 하루 3시간 이상을 훈련하는 연습벌레로 소문이 나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가벼운 부상 외에는 별 탈 없이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 다정하게 연습 준비하는 서주향양과 손상현군 ⓒ경인신문
지금도 최고의 기량을 갖추었지만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서주향 양은 “연습을 게을리 하면 실수로 이어지기 때문에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나태해 질수 없다. 시간관계상 연습을 못할 경우는 스트레칭 등으로 체력단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두 언니의 사랑 속에 살고 있는 서양은 “어머니와 언니들의 많은 응원과 격려에 늘 고마워하고 있다”며 막내딸로서의 어리광은 남의 일이며 벌써 어머니와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씨 고운 효녀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상현군도 한참 뛰어놀 나이지만 최고의 기량과 재능을 겸비한 어름산이가 되기 위해 매주 2~3회씩 연습과 훈련에 소홀히 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은 어름산이 주향 누나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후들거리는 다리로 줄 위를 걷는 등 줄타기 마당에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 손상현군의 줄타기 연습을 도와주는 서주향양 ⓒ경인신문 
자신이 좋아서 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상현군은 “아무리 연습이 힘들고 어려워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한걸음씩 꿈을 향해 걸어가겠다”며 당찬 포부도 밝혔다.

서주향 양과 손상현 군은 “연습량이 많아 체력적으로 많이 힘도 들고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중압감, 학교생활의 그리움, 등으로 한때는 포기하고 싶은 고비도 있었지만 줄타기 공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관객과 호응하며 재밌게 공연을 펼치는데 매료되었고, 다양한 기술 공연을 능숙하게 펼치는 성취감도 있어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교친구들은 남사당 풍물 단에서 줄타기 공연을 하는 것을 신기해하고 부러워도 하지만 아무리 풍물단에서 유명하다해도 아직까지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이 적어 아쉽다”며 “전통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많은 시민들의 큰 관심과 사랑을 주셨으면 한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특히 그들 뒤에는 항상 자상하게 지도해 주고 보살펴 주는 이상철(현 마당쇠역)씨의 역할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현재 12명의 학생부 단원을 지도하고 있는 이상철 씨는 “연습이나 공연 후 간식이나 회식을 자주 해줘야 하지만 경비 부족으로 마음대로 해주지 못하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학생부 단원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전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공연할 수 있는 진정한 광대로 남고 싶고, 전문인으로서 자리를 굳혀 후진양성을 하는 줄타기의 대가로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는 우리들의 예쁜 광대 서주향.

“쬐끔만 기다리셔요. 줄 위를 날아다니는 상현이의 모습을 보여드릴께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고 있는 상현이, 이들의 작고 소박한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소망해 본다.    /시사매거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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