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 체력 전국최고 ‘안성 여자 정구선수단’
영하의 날씨 속에서 동계훈련중인 안성시 여자 정구단을 찾았다.
종합운동장의 정적을 깨우는 지 감독의 고함소리와 그녀들의 구령소리가 차디찬 겨울바람을 가르며 다가와 나를 반기더니, 힘에 겨운 듯 턱까지 차오른 숨소리는 보는 이의 시선을 멈추게 하고 있다. 그녀들에게 따뜻한 안방은 꿈속에서나 있을법한 얘기인 듯싶다.
지옥훈련? 너무 과한 표현인가!
올해도 오는 3월 회장기 대회를 시작으로 굵직한 대회가 7~8회나 된다고 한다.
회장기를 치르고 나면 히로시마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 지난해 전국체전 단체 부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얻어 히로시마로 떠나게 된다.
정구의 도시 안성, 그러나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야만 잠시 알려지는 비 인기종목이 정구다. 그동안 정구는 안성시의 홍보대사로 엄청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정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김경련 선수의 공로는 어마어마하다.
그 인기와 여파로 안성시의 유소년 팀 역시 전국에서도 상위 급에 속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안성시의 정구는 기초가 튼튼하며 제2의 김경련 선수와 같은 훌륭한 선수가 많이 있어 정상급 선수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안성시 8곳의 팀 실력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파워라고 한다. 하지만 안성이 정구의 도시로 명확한 자리매김을 위해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후원의 자세가 필요할 뿐더러 지도자 및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선수들에게 과감한 투자와 처우개선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
1등은 아무나 될 수 없다. 그 1등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과 눈물을 흘려야 했을까? 자랑스런 정구대표선수(김경련, 민유림, 김보미, 윤수정)와 일등선수(이슬이, 전하영)들은 혹한기에도 30~40일간의 피나는 훈련을 통해 자신들과의 싸움을 하고 있으며 자기개발과 안성시의 명예를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수들과 늘 함께하며 무한도전의 정신을 심어주고 있는 지윤수 감독은 “올해 동계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타 시군의 전력이 상승하고 있어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각종 대회와 체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며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평불만 없이 열심히 함께한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선수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들 대표선수들은 비교적 날씨의 변화가 심하지 않은 남쪽지방으로 파트너 훈련을 위해 전지훈련도 준비하고 있으며 많은 팀과의 파트너 경기를 통해 어떤 경기에서도 우승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정신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구의 메카로 불리는 안성시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실내코트를 만들었지만 타 시도 선수들의 동계훈련장 유치를 위한 노력이나 홍보, 실적은 없고 오히려 동계훈련을 위해 다른 곳으로 훈련을 떠나야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 행정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성이 정구의 중심이 되고 그 중심이 안성이 되는 날까지 선수들은 물론 관, 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아낌없는 투자로 정구의 새로운 희망과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꾸준한 사랑이 절실해 보인다.
/시사매거진 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