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마음으로 방안을 마련해야...

올해도 쌀 수매가를 놓고 조합장(안성마춤농협 10개 농협 이사회)과 농민단체가 마찰을 겪었다.

수매 철이 되면 안성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해마다 되풀이 되며 진통을 겪는 수매가 싸움은 이제 연례행사로 비춰지고 있다.

쌀값이 오르면 이런 문제는 없어지겠지만, 정부에서는 물가안정을 빌미로 쌀 값 인상을 누르고 있는 현실에서 쌀값은 십 수년째 제 자리 걸음을 하고있다.

수매가를 올리면 적자가 난다고 주장하는 조합장들과, 생산비도 안나온다는 농민들의 입장모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올해 농민단체가 요구한 수매가는 일반추청벼 1등급 6만원.

하지만 안성마춤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안성마춤농협)은 잠정 가 5만원에서 5천원 올려 5만5,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농민단체는 황은성 시장을 만나 재협상 자리마련을 요구했고 조합장들은 재협상을 거부했다. 단 ‘2011년산에 대한 양곡사업 실시 결과 적정수익 이상이 달성되면 참여(수매) 농협에 배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한다고 밝혔다.

현재 안성마춤농협이 해결해야할 부채는 43억 원, 지난 2008~09년까지 2년간의 적자는 143억 원으로 지난해 100억 원을 각 지역농협에서 출자해 메우고 43억 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올해 맞춤농협의 수익은 12억 원~15억 원으로 43억 원의 자본잠식을 메우려면 앞으로 2~3년은 더 적자를 메워나가야 하는 현실이다.

쌀 판매에서 적자가 나면 지역농협이 출자해 메워야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농협 자본은 결국 농민인 조합원들의 돈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쌀값에서 수매가가 차지하는 비용은 90%, 도정료, 운송비는 10% 이내, 여기에 인건비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여서 그야말로 전쟁 같은 판매를 하지 않으면 적자를 면키 어려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건 잘해야 인건비를 건지는 것이고 아니면 생산비도 안되는 쌀값 때문에 해마다 수매가 책정에 대한 진통이 따르고 있다.

“쌀 팔아먹기 정말 힘들다”라는 농협, “농사짓기 점점 힘들어진다”는 농민들의 하소연은 우리 농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역지사지 마음으로 농협과 농민들은 힘을 모아 서로에게 힘이 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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