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망신…그들만의 잔치는 그만

▲ 시민회관에서 열린 안성가요제 모습 /ⓒ경인신문

안성가요제가 해를 거듭 할수록 용두사미가 되고 있어 첫 단추부터 다시 꿰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 가요작가협회 안성시지부(지부장 이종국)가 주최로 올해 5회째를 맞이한 전국안성가요제는, 올해 1천700만원(보조금1천 자부담 700)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25일 안성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하지만 가요제 참가자와 시민들은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공연장치수준미달은 물론 관람객도 고작 200여 명에 불과해 행사의 의미가 실종되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거창할 것 같은 전국안성가요제의 문제점은 첫 회부터 시작됐다.

첫 회는 경험부족이라 모두가 이해하는 분위기였고 이듬해는 심사의 불공정 때문에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또한 매년 치러지는 행사의 주 타이틀은 해마다 바뀌고 있어 일관성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가요제에서 입상한 수상자들은 가수협회 회원증을 받았지만 아무 곳에서도 쓸 수 없는 무용지물로 전락했고, 23명의 역대 입상자 중 단 한사람도 가수로서의 활동도 못할뿐더러 ‘신인가수의 등용문’이라는 주최 측의 달콤한 홍보 문구와는 달리 사후관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시에서 가요제에 참가한 A씨는 “노래방 반주기로 가요제를 진행하는 곳은 처음이다. 예산이 들더라도 진행방법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참가하기는 했지만 동네 노래자랑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관객들도 관계자들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며 그마저도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기대 이하의 수준에 한두 명씩 자리를 떠나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고있다.

더욱이 초대가수로 초청된 지역가수들이 참가자보다 더 많은 무대시간을 차지해 웃지 못 할 해프닝을 해마다 반복하고 있다.

멀리서 가요제에 참가하기 위해 안성을 찾은 참가자들도 “참 묘한 가요제가 다 있다” 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시민회관을 찾은 한 시민은 “안성가요제의 취지는 좋지만 수준 높은 가요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 수술이 필요한 것 같다. 적어도 안성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걸고 치르는 경연대회라면 기본이라도 갖춰야하지 않느냐”며 꼬집었다.

한국가요작가협회 안성지부 이종국 지부장은 “그동안 여러가지 여건상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름에 걸 맞는 가요제를 만들기 위해 모 단체와 공동주최를 계획하고 있다”며 “충분한 기간을 두고 홍보해 전국에 있는 실력자들을 불러 오고 전문 연주자들과 일류 가수들을 초청해 차질 없는 행사를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이 수반되는 가요제에 일류가수들을 초청하게 되면 더욱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되고있다.

시의 예산의 지원받아 보여지기 식으로 치러지는 그들만의 잔치는 이제 시민들이 외면하고 있어, 오랜 시간과 예산이 들더라도 체계적인 방법을 모색해 이름에 걸 맞는 가요제로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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