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난립, 지역지 창간 신중해야...

▲경인신문 발행인 박우열
요즘 각 지자체 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마치 우후죽순처럼 지역신문이 만들어 지고 있고 또한 창간준비를 하는 예비 신문사가 부쩍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아마도 대선과 총선이 임박해오기 때문일 것이다.

인구 19만을 육박하는 안성시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일부 층에서는 지역신문의 정화론(淨化論)까지 거론되며 지역의 새로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역신문의 한 매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도 지극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특히 요즘 언론인 이라는 직업에 내 자신이 부끄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사적인 욕심이 있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며 묵묵히 정도의 길을 걷고 있는 신문사들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갈까 두려움까지 앞선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더라’라는 글귀가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신문사가 많다고 해서 지역 여론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 상당수 신문사들이 언론의 정도를 걷기 위해 노력하지만 일부 사이비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는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겪이다.

시장 논리로 볼 때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품을 만드는 기업은 문을 닫게 된다. 하지만 유독 신문시장에서만큼은 자본주의 경제논리가 통하지 않고있다. 신문사의 자격미달이나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면 당연히 퇴출돼야 하는데도 생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있다.

더욱이 지역신문들이 난립함으로써 건강한 언론사까지 동반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지역 언론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그 주체가 ‘아무나’가 돼서는 안 된다.

지역 언론은 지역 사회 곳곳에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하며, 제대로 굴러가게 해야 한다. 잘못된 일은 비판과 감시를, 지역의 현안에는 대안을, 또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삶을, 이야기를, 정보를 유통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지역 언론이 이러한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면, 몇몇 권력세력들에 의해 지방자치는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 지역주민들이 지역의 문제에 무관심한 걸 원하는 건 일부 토호세력이나 권력세력들일 것이다.

너무 과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이들은 지역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지역주민들의 혈세를 주무르며,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뱃속을 불릴 것이며, 일부 신문사는 선거에 개입해 투표율을 조장할 것이다.

지역신문의 난립, 풀뿌리 언론이라고 불리는 지역신문의 역할과 존재의 이유에 대해 무엇인가 잘못 이해하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섣부른 선택을 하는 것 같아 우려가 앞선다.

그리고 이를 기우(杞憂)로 치부하기엔 난립되는 신문사, 사이비 언론사들이 판(?)치는 작금의 상황이 우려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진심으로 지역을 위하고 정도를 추구하는 언론사가 신생한다면 과감히 환영의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하지만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현실적인 경우라면 지금이라도 신중하게 접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충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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