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중·고교 교육구조 재편 공론화…
“학습권·진로권 침해, 구조개편 더는 미룰 수 없다”
[경인신문=신용환 기자]과천시가 지역 최대 교육현안인 중·고등학교 교육구조 재편 문제를 공식 공론장에 올리며 해결 의지를 밝혔다.
과천시의회는 20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과천시 교육구조 개선 정책토론회’를 열고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부모와 시민 150여 명이 참석해 교육 불균형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중학교 과밀·고등학교 과소라는 비정상적 구조는 과천 교육의 핵심 난제로 꼽혀 왔다.
중학교는 학습환경 악화가, 고등학교는 내신 모수 부족·선택과목 축소·교육과정 편성 제약 등이 누적되며 학생들이 구조적 불리함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과천시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과천시 교육구조 개선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번 토론회는 용역 결과를 시민에게 공식 공유하는 자리다.
연구책임자인 박대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발제에서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시행하려면 학년당 최소 8개 반, 원활하게는 10개 반이 필요하지만, 교육당국은 이런 기본 조건을 갖추지 않은 채 학점제를 추진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과천 고교들은 선택과목 개설과 교육과정 편성에서 구조적 한계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학부모·교사·학생 등 어느 집단에서도 현 구조 유지 의견은 없었다”며 “연구 결과의 중심 시나리오는 고교 1개교의 중학교 전환과 나머지 2개교의 통합 운영”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사립 전체를 포함하는 근본적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패널들도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양재혁 과천청소년상담센터 진로진학컨설턴트는 “최근 고교 선택과 단성학교 배정 문제로 중학교 학부모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여학생 학부모들의 우려가 특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2028학년도 대입 방향이 이미 발표된 만큼 과천의 고교들도 변화 속도에 맞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원희 과천고 학교운영위원은 “학생 수 부족으로 내신 경쟁력 약화, 선택과목 축소, 입시경쟁력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교 2개교 통합 운영과 1개교의 중학교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과천 학생들은 기본 학력이 높아 학교 규모만 정상화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교육 문제는 과천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며, 이를 방치하면 우수 시민의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정은 과천문원중 학부모회장은 “수많은 민원과 학부모 시위 끝에 마련된 자리”라며 “과목 개설 제한, 내신 모수 부족, 성비 불균형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실질적으로 제약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기도교육청과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을 향해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한 최종 선택안과 이행계획을 오는 12월 12일까지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과천 교육 현실을 정확히 알게 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이제는 실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재한 황선희 과천시의회 부의장은 “과천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려면 교육구조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동일한 노력을 기울이고도 타 지역보다 불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면 이를 좌시할 학부모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정감사에서도 소규모 고교의 학점제 운영 문제가 지적된 만큼 과천이 먼저 구조개편을 선도해 교육도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과천 시민의 한목소리는 중앙정부와 교육청을 움직일 힘”이라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직접 만나 과천의 구조적 어려움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영주 과천시의회의장도 “학점제로 인해 과천 학생들이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 의견을 반영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