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는 도심 정책 전면 재검토하라!”

버려진 명동거리, 분노한 상인들 결국 거리로 나섰다.

2025-11-17     박우열 기자
▲사진/명동상가번영회 제공

[ 경인신문= 박우열 기자] 한때 안성의 심장라 불리던 명동거리가 끝내 상인들의 절규 속에 다시금 시민 앞에 섰다.

16, 명동상가 번영회 회원들은 침체의 골짜기에 빠진 명동 골목을 따라 걸으며 도심 정책의 실패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동거리는 과거 젊음이 넘치고 상권이 활기를 띠던 대표적 문화·경제 중심지였다. 그러나 차량 통행 금지 이후 접근성은 떨어지고 유동인구는 급감했다. 명동을 가득 채웠던 발걸음은 사라지고, 대신 임대안내문만 골목 곳곳에 걸렸다. 상인들의 표현대로, 명동거리는 지금 '중태'에 빠져 있다.

               ▲사진/명동상가번영회 제공

상인들은 안성시가 재래시장 활성화에는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면서도 단 몇 미터 떨어진 명동거리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시의 도시정책 방향을 강하게 비판했다. 도심재생의 기본 원리인 균형적 접근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명동상가 번영회장 A씨는 명동거리의 영광은 이미 오래전에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남아 있는 상권마저 죽게 둘 수는 없다차 없는 거리가 실효성이 없다면 과감히 폐지해 차량 통행이라도 열어야 한다. 상권이 숨 쉴 최소한의 통로는 만들어줘야 한다고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상황을 악화시킨 핵심 요인으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추진 방식이 지목된다. 차량을 막아 보행자 중심 거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주차·유입전략 등 인프라 구축 없이 무작정 차단부터 진행하면서 접근성과 흡입력이 동시에 무너졌다. ‘정책은 있었지만 계획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시는 새 건물을 지어 생동감을 얻지 않는다. 오래된 골목에 어떤 숨을 불어넣느냐가 진짜 경쟁력이다. 명동거리는 안성의 역사이자 추억이며, 동시에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공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고집이 아니라 도심의 회복이다. 명동거리의 재생은 선택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다. 잊혀진 골목의 불빛을 다시 켜기 위해선, 기존 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현실적 대안 마련만이 답이다.

안성시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과거의 명동을 영영 잃을 것인지, 아니면 다시 살아 숨 쉬는 도심으로 되돌릴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