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죽주산성에서 신라시대 계단식집수시설 확인

한백문화재연구원 발굴조사중 밝혀져...

2010-08-23     박우열 기자

우물이나 저수지처럼 물을 모으는 시설인 석축(石築) 집수(集水)시설 6기를 높낮이에 따라 계단식으로 만든 신라시대 유적이 경기 안성시 죽주산성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1∼2기 정도의 집수시설을 갖춘 고대 산성은 확인됐지만 이번처럼 6기를 갖춘 고대산성은 처음이며, 특히 계단식으로 이어 붙여 만든 사례도 처음이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백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영일) 은 안성시 의뢰로 죽주산성 내부구역 발굴조사중 동쪽 벽에 인접한 성 안쪽 평탄 대지 일대 1200㎡(약 363평)에서 조선시대 집수시설 아래쪽에서 6∼7세기 신라시대에 조성한 집수시설 2곳을 추가로 찾아내 모두 6기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자(尺)로 추정되는 목제 유물과 나막신을 비롯한 많은 신라시대 유물이 이곳에서 함께 수습됐다.

연구원은 이번 죽주산성 발굴에서 찾아낸 집수시설 2곳이 이전에 확인한 집수시설 4곳과 더불어 해발고도를 고려해 계단식으로 만들어졌으며, 공중에서 내려다볼 때는 S자형에 가깝게 서로 연결된 구조라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함께 발굴된 자(尺)추정 유물은 나무를 단면 6각형(지름 2㎝ 남짓)에 가깝게 깎은 것으로, 그 한쪽 면에는 1.1∼1.2㎝가량 되는 일정한 간격으로 눈금이 나 있다.

또 이번 조사 결과 많은 신라시대 토기류와 함께 앞쪽 코 부분을 중심으로 절반 정도가 남은 같은 시대 나막신이 A6 집수시설 서쪽 벽 상부에서 출토됐으며 같은 집수시설 내부 Ⅵ층에서는 역시 신라시대 유물로 생각되는 나무로 만든 자(尺)가 발견됐다.

이 중 자(尺)추정 유물은 나무를 단면 6각형(지름 2㎝ 남짓)에 가깝게 깎은 것으로, 그 한쪽 면에는 1.1~1.2㎝가량 되는 일정한 간격으로 눈금이 나 있다.

이 추정 자(尺)에서는 적외선 촬영 결과 묵글씨 흔적이 발견되지만 "어떤 내용인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곤란해 추후 정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서영일 원장은 말했다.

이 자(尺) 유물은 목간(木簡.나무문서)으로 재가공했거나, 그 반대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