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안, 원안대로 의결

▲(주)안성복지신문 대표 박우열
요즘 안성시의회의 추경 예산안 결과를 두고 의회를 향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이 가을햇살보다 더 따갑다.
 
안성시의회는 지난달 24일 본회의에서 2014년도 일반 및 기타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 예산(621억9,120만원)안을 한 푼도 삭감하지 않고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대로 의결했다. 대단(?)한 성과다.

시민들은 안성시의회가 예산을 심사하면서 한 푼도 삭감하지 않은 것은 의회의 기능을 상실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는 야합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집행부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데 이는 집행부 실·과·소 별로 예산확보를 위해 의원들에게 두 손을 비빈 결과며, 의원들도 냉정하게 할 수 없어 원안대로 가결 했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시의회는 이번 추경에서 불요불급한 일부 예산까지 원안대로 가결했지만 재난 재해 시 유용하게 쓰여야할 예비비는 거의 절반가량으로 감액하는 등 빗나간 칼질을 해 댔다.

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예산안 심사와 조례 제정이다. 집행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을 시민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살펴보는 등 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발휘해야 하지만 600억 원이 넘는 예산안 전체를 원안 의결해 주었다는 것은 기록에 남을 일이다. 아마도 집행부와의 뜨거운 우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민들의 피 같은 세금이 적재적소에 잘 쓰이도록 견제하라고 선출했는데 결국 그 나물에 그 밥 이었다. 예산안을 원안의결해 줄 정도로 집행부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죽은 의회나 다름없으니 의회 앞에 근조화환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다.

물론 모든 의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은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고 시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것은 인정하며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한 술 더 떠 의회는 벌써부터 의정비 인상을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타 지자체에 비해 의정비가 너무 적다는 것이 이유다. 물론 3년 이상 의정비가 동결됐으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의정비 인상보다 업무파악이 먼저 가 아닐 런지 되묻고 싶다.

의회출범 4개월,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의회가 걱정된다.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급급하지 말고 의회 본연의 임무수행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대들을 믿고 한 표를 행사한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안성복지신문 대표 박우열
 

안성복지신문 수록

저작권자 © 경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