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차 흥 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
2014년 갑오년이 어느덧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행운의 상징이자 좋은 기운을 뜻하는 청마(靑馬)의 해에 「안성복지신문」을 창간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안성복지신문」이 말과 같이 힘차게 쭉쭉 뻗어나가기를 기대한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지난 20세기 국가적 시련기에 가난의 아픔과 질병의 고통 속에서 어렵게 살았다. 다행히 20세기 후반 국가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사회복지도 그동안 크게 발전하여 선진복지국가로 들어가는 길목에 서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이처럼 발전하기까지에는 사회복지인들이 힘을 합쳐 피와 땀을 흘렸다.

60여 년 전 우리는 전쟁의 포화에 몸서리쳤다. 혈육을 잃은 슬픔과 생존의 고통 앞에서 치를 떨었다. 그러나 우리는 좌절하지 않았다. 민간 사회복지시설, 외국원조단체, 종교단체 등이 힘을 합쳐 전쟁의 폐허위에서 부모를 잃고 길거리를 헤매는 아이들과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먹을 것이 없어 방황하던 전쟁미망인을 보듬어 안으며 사회복지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가 사회복지가 본격적으로 발전하여 제도, 시설, 프로그램, 인력, 재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선진복지국가의 기틀을 확립하게 되었다. 캄캄한 밤중의 시대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새벽의 여명기를 지나 마침내 밝은 아침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세기 모든 국민이 가난과 질병의 고통 속에서 어렵게 살아온 시대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압축적 성장을 하였기 때문에 내실이 부족하다. 특히 사회복지의 일선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사회 수준의 서비스는 크게 미흡한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사각지대의 문제, 중복지원의 문제, 비효율성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일선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사회 수준의 사회복지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선 사회복지전달체계를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의 일선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사회 수준의 복지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시ㆍ군ㆍ구 사회복지협의회를 전국에 설치하여야 한다. 사회복지는 사회통합과 국민보호를 위한 필수적인 정책과제이다. 그러나 선진복지국가 진입을 앞두고 급증하고 있는 복지수요를 정부에만 의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민과 관이 다 같이 참여하는 민ㆍ관 일체의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실효성 있는 사회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자원 활성화가 매우 긴요하다. 지역사회 내 가용자원의 적극적 개발 및 서비스 연계․지원을 위한 일선 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사회복지협의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사업 상 법정단체로서 민간 기관․단체 및 민간 복지자원과의 연계․협력․조정 기능을 수행하며 민․관 협력 사회복지전달체계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전달체계 수립에 기여하기 위하여 2012년부터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좋은 이웃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좋은 이웃들’ 사업은 이ㆍ통ㆍ반장, 부녀회장, 각종 배달원 등 지역사회 일선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봉사원들을 조직하여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계층을 발굴하여 시․군․구에 신고하거나 1004 지역사회봉사단ㆍ푸드뱅크 등 각종 민간 자원을 연계하여 도와주는 사업이다. 올해 60개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이를 전국 230개 시․군․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좋은 이웃들’ 사업은 바로 사회복지분야를 포괄하는 민․관 복지연계 모델이며, 이는 박근혜 정부가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을 통한 복지체감도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주요 민․관 협력 국정과제의 하나이다.

사회정책이 추구하는 국민 개개인의 복지는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진다. 지방자치제도가 진척됨에 따라 지역사회 주민들의 복지에 대한 기대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기반을 정비하여 지방의 복지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의 복지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핵심적인 시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안성복지신문」이 지역사회복지 발전을 위한 나침반으로서 민과 관이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민ㆍ관 협력 사회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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