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어머니, 고향…그리고 손맛이 어우러진 풍경 "서일농원"

▲서일농원의 마음이 담겨있는 글귀가 세겨져 있다.   ⓒ경인신문
"서일은 이 땅의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낮추고 세상을 봅니다."

아기자기한 꽃밭사이로 푸르게 자란 수목들이 그 닥 높지 않은 처마 담벼락을 살포시 보듬은 모습,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장독대 풍경은 요즘 시골에서 조차 보기 드믄 풍경이다.

이렇듯 정겨운 풍경 속에 어머니의 손맛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서일농원 서 분 례  대표   ⓒ경인신문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 389-3번지, 3만여 평 규모를 자랑하는 서일농원(대표 서분례)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어머니와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아기자기하면서 고즈넉한 풍경들이 농원의 아름다움에 한 몫 하고 있다.

이 와 함께 서일농원 구석구석에는 초가지붕을 머리에 얹고 있는 원두막들이 고향의 정감을 쏟아내며, 사시사철 보기만 해도 따뜻한 정이 넘치는 대한민국과 안성의 대표 농원이다.

서일농원 대표 서분례 여사는 우리의 전통 맛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줘야겠다는 일념으로 대표로 있던 여행사를 정리하고 된장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책을 통해 공부하고 장인들을 찾아가 배우고 익히면서 옛 장맛을 살려내려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오늘의 서일농원을 탄생시켰다.

1983년 11월 개장한 서일농원은 된장·고추장·간장·청국장 등 전통 장류의 연구개발과 함께 생산·판매하는 곳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1999년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2000년 6월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또, 2000년에는 전통 장 제조분야에서 경기 으뜸이로 선정되었으며, 2001년 7월 FDA(미국식품의약청) 장류 검사도 합격했다.

주요 시설로는 장류연구소·황토발효숙성실·저온보관시설 등이 있으며, 제품을 생산하는 현대식 설비와 콩밭, 고추밭을 비롯해 2천 여 개의 옹기들이 들어서 있는 장독대와 배, 매실 등의 과수원, 정원, 산책로, 전통음식점 등이 있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서일농원의 장류는 전통적인 방법에 의해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근거로 엄격하게 제조되고 있어 깔끔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메주에서 가장 중요한 콩은 농원과 근처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우리 콩을 사용하여 만들고 있다.

특히, 장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중 하나인 소금은 일 년 중 가장 볕이 좋은 6월에 거둬들인 전남 영광의 광백사 천일염을 3년 동안 간수가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려 사용한다.

된장에 사용되는 물 또한 농원안의 150m 암반을 뚫고 솟아오르는 청정수를 이용하기에 된장의 맛을 더하고 있으며, 또, 옹기들도 전라도 지방의 옹기를 사용해 햇살을 받아들이고 바람을 다스리는 기능이 탁월해 살아있는 옹기로 불리고 있다.

서일농원은 장독과 장독대의 규모만 봐도 배부른 곳이다. 2천개가 넘는 장독이 줄지어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죽하면 장을 사고 장맛을 보러 오는 사람보다 장독대를 구경하고 산책로를 걸어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서일농원의 자랑 장독대   ⓒ경인신문
장독대만 봐도 쥔장의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는 정성이 가득한 농가 맛 집 서일농원. 그 안에는 이름마저 정겨운 전통음식점 '솔리'가 있다. 소나무 솔 자를 따고 마을 리(里)자를 써 소나무 마을인 '솔리'는 우리의 전통 옛 맛을 느끼며 구수한 정담을 나눌 수 있도록 내부도 정갈 나게 꾸며 놓았다.

서일농원의 음식들은 담백하면서 짜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솔리의 음식재료인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 등의 장류와 짱아지류, 매실식초, 멸치액젓, 김장김치 등은 직접 재료를 재배하거나 엄선하여 만들고 있어 믿을 수 있으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또, 서일농원은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이곳 서일농원이 외부로 알려진 시기도 '식객'과 '신들의 만찬' 등을 통해 수 천 개의 항아리 모습이 소개된 후 부터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재료인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같은 전통 장들과 그것들을 보관하던 장독과 장독대를 보면 정겨움에 앞서 마음이 짠 해 온다.

아마 한국인의 정서 속에 남아있는 옛것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과 장독대를 평생 안고 살았던 우리의 어머니들에 대한 그리움이 그 곳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소란스럽지 않은 느림의 미학, 어머니의 품속을 파고들 듯 묵언하며 거니는 오솔길, 걷노라면 오감으로 전해지는 향기로움, 맛깔스럽게 익어가며 속삭이는 그네들의 숨소리, 서일농원은 그렇게 다양한 의미로 저마다의 가슴에 고이 담겨지고 있다. 마치 된장이 익어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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