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근 경인신문 객원기자
코로나19 전염병 하나 때문에 온 나라가 소란스럽다. 특히 안성지역은 첫 확진자가 나왔지만 시장이 공석 중인 시점에 발생된 일이어서인지 우왕좌왕 난리도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 시작된 코로나19는 문재인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가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아무도 딴지를 걸지 못 할 것 같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내 탓이요’ 하고 책임지겠다며 총대를 메는 이도 없다. 그런데 슬그머니 이번 일을 국민 탓으로 돌리려 하는 현 정부에 괘씸한 생각마저 든다.
더구나 이 난리 통에 4.15 총선까지 겹쳐 안팎으로 시끄럽다. 특히 안성은 안성시장 재선거까지 치러야하기에 시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후보들의 홍보용 문자소리…총선이나 안성시장 재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절박한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 골치 아픈 전염병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 질 때로 날카로워진 시민들의 마음도 한번 쯤 헤아려 줘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안성시는 3개월이 넘도록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뭐하나 시원하게 대책을 내놓은 건 없다. 국회의원 후보나 안성시장 후보들도 전염병에 대한 앞으로의 대책이나 민생을 위한 경제회복 대책은 없고 오로지 마음속엔 그저 표밖에 없다. 당선이 되도 그들이 과연 시와 시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할지 염려가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부 정당에서는 대면선거운동을 피하고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소독약 통을 메고 방역봉사활동에 나선 모습을 보면서 선거풍토가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선거 때만 되면 얼굴 보여주는 정치인들에 대한 시선은 그렇게 고와보이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지 선거 분위기를 봐도 대부분 시민들은 불평불만뿐이다. 특히 모 당의 일부당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하고 있다. 필자가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탈당을 하겠다는 당원들도 늘고 있다. 선거와 전염병이 이래서 무섭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란 전염병은 우리 국민들에게 공포뿐만 아니라 적잖은 정보와 지식도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매번 선거 때마다 그랬듯이 이번 선거에도 많은 후보들이 시민들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며 지연, 혈연, 학연 등 연고주의에 목을 매고 있다. 대한민국을 덮친 코로나 공포와 제21대 총선, 그리고 안성시장 재선거…‘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약도 없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에 한번 발 들여 놓으면 절대로 헤어날 수 없다는 말이 요즘 들어 실감나는 것 같다.
언제부터 후보자들이 안성시민들을 그렇게 귀하게 섬겼는지 모를 일이다. 그들이 안성을 위해 해놓은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안성을 위하고 시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은 없지만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이다. 선거가 끝나도 걱정이다. 모 후보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과 경찰에 고발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전 시장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또 재발될까 걱정이다.
너나할 것 없이 후보자들은 지금이라도 석고대죄[席藁待罪]하는 마음으로 오만함을 벗고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특히 시장직은 비록 2년짜리 시장이지만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한 표 한 표를 진심으로 구해야 한다. 그리고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실행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