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TV 보기가 두렵다.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있었을까? 노인들이 학대당하고 장애인들이 구타당하고, 부모가 자식들에게 죽임당하고, 갈수록 험악해 지는 세상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갈까. 요즘 들어 주변사람들에게 이런 말들을 자주 듣는다.

어처구니없고 엽기적이기까지 한 사건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불만이 분노조절 실패로 이어지는 현상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같은 문제는 나약한 여성은 물론 노인이나 어린이, 혹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1일 지방의 모 도시에서는 20대 남성이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폭행당한 이 여성은 결국 숨을 거뒀다. 숨진 피해자는 132cm의 키에 몸무게가 31k에 불과한 왜소한 체격의 여성이었으며, 반면 가해자 박 모 씨는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이었다. 누가 봐도 상대가 안 된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범죄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술을 마시고 홧김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대부분의 이유다. 하지만 그로인한 어마어마한 피해는 무고한 사람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음주자는 곧 잠재적 살인자가 될지도 모른다. 술이 무슨 죄겠느냐마는 범죄 행위에 항상 술이 따라다니니 술을 무시하고 지나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왜 힘없는 여성이나 어린이, 장애인들이 표적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이해관계도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신체적으로 약자인 여성과 노인, 어린아이, 장애인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일.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약자들을 겨냥한 범죄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터져 뭇 장애인들의 집중 질타를 받는 일이 있었다. 한 마을의 이장이 같은 마을에 사는 중증장애인에게 욕설과 함께 먼저 얻어맞았다며 장애인을 폭행해 장애인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일이 생겼다. 이사건 역시 누가 봐도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다.

하지만 마을의 대표였던 이장은 처음부터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상대방이 먼저 때리고 욕을 해서 밀치려고 하다 팔에 걸려 맞은 것이라 하고 있다. 이유와 발단이 어떻든 힘없고 나약한 중증장애인이 다친 것은 만인에게 지탄받아 마땅하다.

고의로 인한 폭행인지 이장의 주장대로 팔을 휘젓다 다친 것인지는 모르지만 다친 사람을 위해 가해자의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도 않았다. 아무런 조치 없이 홀로 사는 장애인을 집안에 방치했다는 것도 뭇 사람들의 울분을 자아내고 있다.

한술 더 떠 모 신문 기자는 마을이장이 주민에게 폭행당했다며 대서특필했다. 130cm정도의 작은 키에 40kg정도의 몸무게, 눈까지 어두운 중증장애인에게 맞았단다. 누가 봐도 웃을 일이다. 이 같은 기사를 본 피해자 가족들은 또 한 번 울분을 토했다. 법을 전공했다는 그 기자분이 존경스럽다. 장애인 가족들은 이장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장도 뒤늦게 장애인에게 얻어맞았다며 고소장을 냈다고 한다.

어떤 경우라도 결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폭행하면 안 된다. 또한 법에서도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더 이상 힘없고 나약한 사회적 약자들이 구타당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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