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친형도 노인회장 폭행 주민들 나란히 병원 신세 '뭔일'

▲마을 이장에게 폭행당한 신체장애 2급 김 모 씨                          ⓒ뉴스24

 "안성시 장애인인권센터, 안성시와 죽산면에 항의 공문 보내"

[뉴스24 = 박우열 기자] 장애인과 노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침해 예방을 위해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마을이장과 이장의 친형이 같은 마을 주민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신체장애 2급)과 같은 마을에 사는 노인회장(73세)을 폭행해 마을 주민들은 물론 노인들과 장애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5일, 죽산면 칠장리 발전위원회와 신대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이 마을 이장 박 모 씨는 지난13일 ‘안성시 이·통장 반장 임명에 관한 규칙’제6조를 위반한 사실로 이장해임과 관련 주민투표가 있었지만 이미 예상한 대로 정족수미달로 투표자체가 무산됐다.

▲병원에 입원중인 장애인 김 모 씨                        ⓒ뉴스24

 투표가 무산되자 이장 박 씨는 오후 8시 경 마을회관을 나와 동료들과 모 음식점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마을주민 김 모(61세, 신체장애 2급)씨가 찾아와 “이장이 마을주민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왜 분란을 일으키냐”며 이장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자 이에 격분한 이장 박 씨는 김 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당한 김 씨는 다음날 마을 주민들에 의해 간신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앞서 같은 날 낮에는 마을이장 박 씨의 친형인 박00(63세)씨가 신대마을 노인회장 박 (73세)씨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칠장리 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형제는 이장직 유지를 고수하며 반대하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협박하고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폭행당한 노인회장도 이장해임에 찬성하는 주민중의 한사람이었으며, 이날 폭행으로 허리를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폭행당한 노인회장은 “걷기운동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장의 형이 쫓아와 “내 동생이 이장하는 게 뭐 어때서 사사건건 시비냐”라고 소리를 지르며, “목 부분을 휘어잡고 갖은 욕설을 하며 밀어서 넘어뜨렸는데 허리를 많이 다친 것 같다”면서, “순간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에 떨었으며,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장의 형에게 폭행당해 입원중인 노인회장                             ⓒ뉴스24

 또, 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김 모(61세)씨(신체장애 2급)는 “이장이 마을 화합은 시키지 못할망정 왜 마을에 분란만 일으키냐고 따지면서 술김에 멱살을 잡은 것 같은데 이장이 사정없이 얼굴을 때려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힘없고 나약한 장애인이지만 자기가 이장으로 있는 마을 주민이고 선배인데 몸이 불편한 나를 이토록 폭행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장애인 폭행사실을 접수받은 안성시 장애인인권센터 관계자는 “마을 이장이 자기마을에 사는 주민을, 그것도 몸이 불편한 2급 장애인을 폭행했다는 것은 이유야 어떻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안성시와 죽산면에 공문을 보내 이장 해임을 공식 요청할 것이며,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관내 장애인단체와 연대해 물리적 대응은 물론 법적대응도 불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장 박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동료들과 저녁식사 하는 자리에 김 씨가 찾아와 먼저 욕하고 때렸다”고 해명하며 “왜요 또 기사 쓰시려구요? 마음대로 하세요”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죽산면 관계자는 “작은 마을에 지속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안타깝다”면서,“다시 한 번 잘 살펴보기는 하겠지만 오는 23일 대동계하는 날까지 두고 보는 수밖에 없다”며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죽산면은 현 이장 박씨가 ‘안성시 이·통장 반장 임명에 관한 규칙 제6조를’ 위반한 사안을 두고 직권으로 해임을 결정해도 되지만 이장 해임건을 주민투표로 돌린 것과 투표일을 임의로 변경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한편,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인 장애인 김 씨와 노인회장 박 씨는 15일 오후 이장 박 씨와 이장 친형을 상대로 안성경찰서에 우편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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